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 공포를 키우면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폭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4일(현지시간) 전장보다 800.49포인트(3.05%) 하락한 25479.4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85.72포인트(2.93%) 내린 2840.60, 나스닥 지수는 242.42포인트(3.02%) 하락한 7773.94로 마감했다.
시장은 미 국채 금리 역전 현상에 크게 반응했다. 이날 미 국채시장에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됐다. 오전 7시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19%, 2년물 금리는 1.628%로 10년물 금리가 더 낮아진 것이다. 통상 장기채는 자금을 오래 빌려 쓰는 만큼 단기채보다 금리가 높다. 이 같은 장·단기 국채의 기본 경향성이 뒤집히는 것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1978년 이후 2년물과 10년물 미 국채 금리역전 현상이 5번 일어났으며 경기침체로 이어졌다는 통계도 제시됐다.
금리 격차가 좁혀진 데다 독일, 중국 등 주요 경제국 지표가 일제히 부진해 장기 금리 하락과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2년 국채와 10년 국채 금리가 역전됐다. 미국의 30년물 국채와 독일 10년 국채 금리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경기침체 신호가 잇따라 울렸다.
연준은 이번 금리 역전은 과거와 달리 경기침체 신호가 아닐 수 있다는 반론도 내놓지만 시장의 우려를 누그러뜨리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말도 안 되는(crazy) 수익률 곡선 역전”이라며 “미 중앙은행(Fed)은 너무 빨리 금리를 올렸고, 이제는 너무 늦게 금리를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시아 금융시장도 크게 휘청거렸다.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전날보다 2% 가까이 급락한 채 장을 시작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