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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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합의 파기됐는데… 日 교과서 2년째 “최종 해결”

사회과 7종… 일선 고교서 사용 / 韓 외교부시정 요구 계속 거부

 

 

 

일본 고등학생들은 여전히 한국과 일본 간 위안부 문제가 “최종 합의됐다”고 기술된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7년 3월 일본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기술한 2018년도 고등학생 사회과 교과서 7종이 시정되지 않고 일본의 일선학교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의 조선신궁터 인근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 제막식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제막된 동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체결 후 2016년 7월 박근혜정부는 일본의 10억엔을 받아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했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 의견 수렴 없이 추진돼 이면·졸속합의 논란이 일었다. 정권교체 시기와 맞물려 국내에서 합의 파기 요구도 높아졌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2017년 3월 2018년도 교과용 도서심의회를 열고 ‘위안부 합의’ 내용이 처음 등장한 고등학생 사회교과서 중 ‘일본사B’ 4종과 ‘정치경제’ 3종 등 7종을 통과시켰다. 특히 4종은 “일본 정부가 자금을 출연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기술했다. 이후 한국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교과서 수정 등 시정을 요구했으나 일본은 이를 거부했다.

 

현재 한일 위안부 합의는 사실상 파기된 상황이다. 지난달 화해치유재단은 등기부상 해산절차가 마무리됐다. 출연금 10억엔 반환 및 합의 파기 논의를 앞둔 상황에서도 일본 정부는 고교생들에게 위안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처럼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

일본 정부의 위안부 역사 관련 기술에 대한 우려는 국제사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데이비드 케이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지난 2017년 5월 일본 각급 학교에서 이뤄지는 역사교육 교재에서 위안부 등 역사적 사실의 해석에 정부가 개입을 삼가야 한다고 비판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