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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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서 반달가슴곰 발견…“지리산 방사 곰 새끼 확인”

전북 장수군에서 미등록 반달가슴곰이 목격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실태 파악을 위한 포획에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의왕·과천시)이 18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14일 장수군 번암면 산속에서 반달가슴곰을 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목격자는 “가슴에 ‘V자’ 모양의 흰털이 있는 검은 곰을 봤다”고 밝혔다. 이는 전형적인 반달가슴곰의 모습으로 귀에 표식기와 발신기를 달고 있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정부가 방사한 반달가슴곰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곰이 발견된 지역은 정부가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반달가슴곰들을 방사한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로부터 15㎞가량 떨어진 곳이다. 국립공원공단 측은 “현장에 남아 있는 털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새끼인 수컷 곰으로 확인됐다”며 “정체를 파악·관리하기 위해 발견 장소 일대에 생포 틀과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지리산 등 야생에서 활동 중인 반달가슴곰은 이번에 발견된 곰을 제외하고 총 64마리로 집계됐다. 이 중 수컷 한 마리는 현재 지리산을 벗어나 경북 김천·구미 일대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반달가슴곰 복원을 위해 2006년부터 한국 반달가슴곰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반달가슴곰을 러시아 등에서 들여와 산림 면적이 방대하고 먹이자원이 풍부한 지리산에 방사해왔다.

 

신 의원은 “반달가슴곰 개체 수가 자체 생존이 가능할 만큼 증가했지만, 제한된 서식반경과 지리산 탐방로 증가로 지리산을 벗어나는 숫자가 늘고 있다”며 “반달가슴곰 서식·관리지역을 지리산으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한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산행 중 갑자기 곰을 만나면 시선을 피하지 말고 조용히 뒷걸음질 쳐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며 “특히 야간산행을 자제하고, 금속성 방울을 매달아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장수=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