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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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남구서 검붉은 수돗물 신고 1000건 육박

변색원인 관로 속 퇴적된 망간일 가능성 높아

 

포항시가 주말인 17일, 수돗물 필터 변색과 관련해 제2차 민간전문조사단 회의를 열고 검붉은색 수돗물이 나오는 원인 규명을 벌이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검붉은 수돗물이 나와 불안합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일원에서 검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신고건수가 1000건에 육박하는 등 검붉은 수돗물로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시 남구 오천읍 부영아파트 등 일부 아파트단지에서 검붉은색 수돗물이 나와 입주민들이 포항시에 신고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포항시가 지난 10일부터 검붉은색 수돗물이 나오는 지역의 주민 신고를 받은 결과 지금까지 977건의 민원이 들어왔다. 남구 오천읍을 중심으로 상대동, 동해면, 대잠동 등 다른 남구 지역에서도 신고가 잇따랐다. 대부분 유강정수장 수계지역이다.

 

주민들은 수도꼭지나 샤워기에 설치한 필터가 며칠 만에 까맣게 변했다거나 물티슈를 대고 몇분간 물을 튼 결과 얼룩이나 찌꺼기가 묻어나왔다고 신고했다. 다만 하루 300건에 이르던 신고건수는 차츰 줄어 하루 100건 미만 수준을 보이고 있다.

 

포항시는 민원지역 수돗물 111건을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 등 공인수질검사기관에 수질검사를 맡긴 결과 모두 수질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최근 유강수계 47곳에 수돗물을 막여과 실험을 한 결과 1등급 30곳, 2등급 8곳, 3등급 9곳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3등급 9곳은 오천읍 원리 8곳, 상대동 1곳이다. 막여과 실험은 수돗물 1L를 공급 0.45㎛ 여과지에 걸러 색이 변한 정도를 확인하는 실험이다. 1등급은 우수, 2등급은 양호, 3등급은 단시간 내 변색이 나타난 수준으로 구분한다.

 

시와 민간전문조사단은 주말인 17일 수돗물 여과 실험을 한 결과 변색 원인이 망간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주목하고 관로에 퇴적된 망간을 지속해서 제거하기로 했다.

 

민간전문조사단은 수돗물 여과 실험 결과 3등급으로 분류된 9곳이 모두 관말지역이고, 향후 상수도 배관 내시경 조사 및 필터 변색물질 성분검사 분석 결과가 나와야 원인물질을 확정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변색 원인이 망간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상수도 관로에 쌓인 물질을 계속 제거하고 배수관로 내시경 결과에 따라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안전한 수돗물 관리 및 공급을 위해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