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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환경문제 주도적 역할 필요… 교육·과학 교류 유망” [2019 세계기후환경포럼]

국제사회 연대·협력 방안 모색 / 온실가스 줄이려 함께 노력했지만 / 각국 배출량 여전히 늘어나고 있어 / “미세먼지 이슈로 친환경車 등 부상 / 실행 이어지도록 촘촘한 정책 도입” / “韓, 몽골 등서 다양한 녹색기술사업 / 기술강국 인식 덕분에 큰 호응 얻어”
조명래 환경부장관(왼쪽),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협력은 1992년 리우선언 즉,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한 게 시작이다. 이후 1997년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규모를 명시한 교토의정서를 지나 2015년 개도국에도 감축 의무를 부여한 파리협약을 맺게 된다.

 

하지만 불행히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아직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4년 만에 우리나라에 찾아온 극한의 폭염과 올여름 유럽의 수은주가 40도 이상 치솟은 현상을 더는 ‘기상이변’이라 부르기 어려워졌다.

 

세계일보 주최로 22일 열린 ‘2019 세계기후환경포럼’은 국제사회 협력의 현재를 살펴보고 보다 효과적인 미래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청년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참가자 중에는 20대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열띤 논의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세계일보 주최로 열린 ‘2019 세계기후환경포럼’에서 좌장을 맡은 전진형 고려대 교수(왼쪽에서 다섯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동렬 SDSN-Korea Youth 간사, 남상민 유엔아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동북아사무소 부대표, 이수경 녹색기술센터 박사, 유호 환경부 기후전략과 과장, 전 교수, 강정묵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정책정보팀장, 이성조 국회기후변화포럼 사무처장. 안윤기 포스코 상무. 하상윤 기자

◆“국제협력은 미래세대를 위한 기회”

 

기조발제를 맡은 이우균 고려대 교수(환경생태공학)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그 자체가 미래세대를 위한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좁은 땅에서 세계무역규모 10위, 온실가스 배출 7위로 산업 가동률을 올리고 있는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 산업 부문의 일자리는 포화한 게 아닐까 싶다”며 “사실상 섬나라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미래세대가 일자리와 지구환경 문제 해결을 좇기 위해선 우리가 주도적으로 국제협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위도에 전지구 인구의 50%가 모여 있지만, 반건조지대가 많고 물부족 문제를 겪는 나라도 많다”며 “이들 나라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 과학 교류가 유망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유호 환경부 기후전략과장은 국제사회 협력이 흘러온 과정과 우리 정부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19 세계기후환경포럼에서 이우균 고려대 교수가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그에 따르면 1972년 유엔인간환경회의를 통해 지구환경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로 부상하게 됐다. 이어 유엔환경계획(UNEP)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설립, 교토의정서와 파리협정 채택에 이르게 된다.

 

2020년부터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파리협정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 온도를 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다.

 

유 과장은 “파리협정에 따라 2023년부터 5년 단위로 각국은 이행 점검을 받게 된다”며 “개인적으로 ‘올가미를 씌워 빼도 박도 못 하게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국의 목표가 후퇴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역할에 대해서는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도입, 배출권거래제 시행 등을 해오고 있다”면서도 “아직도 국내 배출량이 늘고 있어 ‘피크가 언제냐’는 지적을 받는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이슈로 대두해 석탄발전소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친환경차 보급 등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동시에 저감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함과 동시에 앞으로는 기후위기가 인식에 머무르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다 촘촘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세계일보 주최로 열린 ‘2019 세계기후환경포럼’에서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수경 녹색기술센터 박사, 남상민 유엔아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동북아사무소 부대표, 유호 환경부 기후전략과 과장, 전진형 고려대 교수, 조명래 환경부 장관, 정 사장, 이우균 고려대 교수, 전성우 고려대 교수, 강정묵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정책정보팀장, 이성조 국회기후변화포럼 사무처장, 강동렬 SDSN-Korea Youth 간사. 하상윤 기자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세계일보 주최로 열린 ‘2019 세계기후환경포럼’에서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수경 녹색기술센터 박사, 남상민 유엔아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동북아사무소 부대표, 유호 환경부 기후전략과 과장, 전진형 고려대 교수, 조명래 환경부 장관, 정 사장, 이우균 고려대 교수, 전성우 고려대 교수, 강정묵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정책정보팀장, 이성조 국회기후변화포럼 사무처장, 강동렬 SDSN-Korea Youth 간사. 하상윤 기자

◆기술 강점 많지만, 국내 대응은 미흡

 

실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돈과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유엔기후변화협약도 ‘재정 메커니즘’과 ‘기술 메커니즘’이라는 두 축을 마련해두고 있다.

 

녹색기술센터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기술개발 네트워킹을 맡은 국내 기관이다. 두 번째 발표자인 이수경 녹색기술센터 기후기술협력부 박사는 “어느 한 사람, 한 개의 기업이 모든 기술을 다 들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며 “특히 기술도 재원도 부족한 개발도상국에 이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는 기술강국이라는 인식이 있어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에 기획안을 제시하면 매우 호응이 좋다”며 “부탄의 저탄소 교통 프로젝트, 몽골의 그린빌딩, 베트남의 물 관련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남상민 유엔아태경제사회위원회 부대표는 우리나라의 대응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영국은 지난해 산업혁명 초창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고, 중국 역시 굉장히 빠른 속도로 태양광발전을 늘리고 있다”며 “이에 비해 우리는 태양광 수용도도 낮고, 왜곡된 정보도 많다”고 지적했다. 또 “변화를 만들기 위해선 시민의 참여, 특히 젊은 세대의 직접적인 참여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커리어 개발 측면에서도 관심을 가질 주제”라고 강조했다.

 

청년 세대를 대표해서 나온 강동렬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간사는 “기성세대만 기후변화 목표를 수립할 게 아니라 젊은 세대도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