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를 판매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대상으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DLF 예상 손실액의 절반 가까이를 고령층이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3일부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DLF상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특별검사에 들어갔다.
DLF는 10년물 독일 국채금리나 영국·미국 이자율 스와프(CMS) 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사모펀드다. 금리가 일정 구간에 머무르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나, 금리가 정해둔 구간을 벗어나 하락하면 손실이 급속도로 커진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바른미래당 지상우 의원에게 제출한 DLF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두 은행에서 DLF 상품을 사들인 고객은 총 2043명인데, 65세 이상 고령층 고객이 768명으로 37.6%를 차지했다.
금액으로 보면 두 은행이 개인에게 판매한 독일·영국·미국 금리 연계 DLF 상품 4422억원 중 65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잔액은 2020억원으로 절반에 가깝다. 금감원이 지난 7일 기준으로 추정한 영·미 CMS 금리 연계상품의 평균 예상 손실률은 56.2%,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의 예상 손실률은 95.1%다. 게다가 DLF 보유자 중 주가연계펀드(ELF)나 DLF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의 비율은 18.1%에 달했다. 고위험 상품 투자의 위험성을 제대로 모르고 가입한 이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특별검사는 DLF 상품 판매의 적정성과 적합성, 부당권유 3가지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은 상품 판매 절차에 문제가 없었고 이를 모두 녹음으로 보관해 뒀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아직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가 진행되지 않아 입장을 밝히긴 어려우나 현재 진행 중인 합동 검사를 성실하게 받겠다”고 밝혔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