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민지 지배의 합법성을 강조하는 책 ‘반일 종족주의’ 공동저자 이우연(사진) 낙성대경제연구소 박사가 지난달 일본 극우단체의 비용을 제공받아 유엔(UN)인권이사회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YTN은 26일 “이 박사가 지난달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정기회의에 참석했을 당시, 일본 극우단체가 비용을 제공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일본 극우단체는 이 박사가 유엔인권이사회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항공료와 5박 6일 체류하는 비용을 제공한 것.
이 박사(위 사진 왼쪽 아래)는 유엔인권이사회 정기회의에서 “조선인 노무자들의 임금은 높았고 전쟁 기간 자유롭고 편한 삶을 살았다”고 발표하며 일제 강점기 조선인은 자발적으로 노무자가 됐다고 강제동원을 부정했다.
그러나 유엔인권이사회 정기회의 발언자 명단에는 이 박사 대신 일본 극우 인사인 슌이치 후지키(아래 사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이 박사 순서인 15번째 발언자는 국제경력지원협회, ICSA라는 단체 소속의 슌이치 후지키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유엔에서 일본 극우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 슌이치 후지키는 위안부 문제를 통해 아베 정권의 실체를 파헤친 다큐멘터리 ‘주전장’에 등장해 궤변을 늘어놓은 인물이다. 그는 소녀상 얼굴에 종이봉투를 씌우고 조롱한 미국인 유튜버 토니 마라노의 후원자기도 하다.
슌이치 후지키가 속한 ICSA는 유엔이란 국제무대에서 위안부를 부정하기 위해 만든 정부 기구로 포장된 극우단체로 추정된다.
슌이치 후지키는 이 박사로 연설자가 바뀐 이유를 묻는 YTN에 “그건 접수문제고 처음부터 이 박사가 말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ICSA 회원 자격으로 연설했냐는 질문에 슌이치 후지키는 “그렇다”고 답했다.
슌이치 후지키는 자신이 이 박사에게 유엔에 가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슌이치 후지키는 “그의 논문을 읽고 그 내용이 정확해 그에게 유엔에 가지 않겠느냐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역사의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판단해 유엔에 가자는 제안에 응했다”며 일본 극우단체의 금전적 지원을 받은 것도 떳떳하게 밝혔다고 YTN은 설명했다.
또 그는 “극우단체이건 극좌단체이건 역사적인 사실을 공유하고 그것을 알리는 사람과는 앞으로 계속 함께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박사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김낙년 동국대 교수와 함께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은 한국이 과거 역사에서 가장 많은 과오와 만행을 저지른 중국 등은 놔두고 일본만 원수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민족주의가 아니라 샤머니즘이 깔린 ‘종족주의’에 불과하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동원에 대해 한국의 역사 왜곡, 용어 혼동, 교과서 왜곡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YTN 방송화면 갈무리, 미래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