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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윤석열호 검찰’에 부글부글···이해찬 “나라 어지럽게 하는 행위” 비판

입력 : 2019-08-28 13:20:40
수정 : 2019-08-28 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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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까지 수색 검찰 관계자들이 27일 저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의 서울 강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 후보자 딸 조모씨의 논문 작성, 입학, 장학금 수여 관련 의혹과 관련해 단국대, 공주대, 고려대, 서울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인사청문회를 코앞에 둔 후보자, 그것도 법무부장관 후보자 가족 등과 관련해 의혹이 제기된 곳들을 군사작전하듯 전격 압수수색한 ‘윤석열호 검찰’에 대해 여권 지도부가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여권 일각에선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공언하며 검찰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앞세운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의지를 꺾기 위한 선제공격으로 여기는 기류도 감지됐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조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에 대해 “(압수수색과 관련해) 언론은 취재시키면서 (청와대와 법무부 등) 관계 기관과는 전혀 협의를 하지 않는 전례 없는 행위가 벌어졌다”며 “이 점이 훨씬 더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28일 인천 남동구 삼천리기계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에서 열린 공작기계 글로벌 경쟁력강화를 위한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은) 사전에 몰랐는데 언론은 압수수색 과정을 취재했다고 한다”며 “오늘 현장 최고위가 끝나는대로 당으로 돌아가서 긴급히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진행자가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 수색이 있을 거라고 예상은 하셨나. (미리) 조금이라도 언질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언질을 들은 바도 없고 예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관련 뉴스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압수수색은) 청문회를 앞두고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진행에 차질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이 아니길 바란다. 이런(검찰의 반발이란) 시중의 여론도 검찰이 귀담아듣고 또 명심하기 바란다”며 검찰이 특정 의도를 갖고 어긋난 수사를 해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사무실 로비에서 입장을 발표를 마치고 승강기를 탑승하고 있다. 2019.08.27 이제원 기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청문회를 앞두고서 이렇게 주변인을 수사하는 경우가 이례적이고 전례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압수수색) 시점에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도 검찰의 의도를 놓고 의구심과 우려를 표출하는 기류도 나오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후보자가 정책구상을 발표한 다음 날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을 엄중하게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앞세워 완수하고자 했던 개혁에 검찰이 조직적으로 반기를 든 것으로도 보여질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불편한 기색이 감지된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