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의 발행금액이 지난달 크게 감소했다. 게다가 기초자산 가치가 상환조건을 만족시킬 경우 만기 전에 원금과 수익을 내주는 조기상환 금액도 급감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8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를 포함한 ELS 발행금액은 5조275억원으로 7월 7조7641억원보다 35.2% 감소했다.
올해 초 세계 증시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를 기초로 하는 ELS ‘붐’이 일었다. ELS 발행액은 올해 1월 5조5166억원에서 3월 9조1458억원으로 급증했고, 이후 7월까지 매달 7조원 이상 발행됐다.
DLS(파생결합사채 DLS 포함) 발행금액은 8월 2조192억원으로, 7월 3조1132억원보다 35.1% 감소했다. DLS 발행액은 올해 1월 1조8508억원에서 3월 2조6784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이후에도 7월까지 매달 2조원 이상 발행됐다.
이들 상품의 8월 조기 상환금액은 크게 줄었다. ESL의 8월 조기 상환액은 4조3800억원으로 7월 8조4239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DLS도 8월 조기 상환액이 1조1407억원으로 전월 1조6045억원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ELS·DLS 발행 규모가 축소된 원인으로 홍콩 시위가 꼽히고 있다. 최근 ELS 상품은 기초자산으로 주로 홍콩H지수를 편입했다.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중복 합산)으로 한 ELS 발행액은 32조1869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전체 ELS 발행액 47조6585억원 중 67.5%를 차지했다.
홍콩 시위가 장기로 접어들면서 홍콩 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해 8월 조기 상환액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8월 말 홍콩H지수는 1만83.20으로 6개월 전보다 11.3% 하락했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미상환 잔액은 8월 말 기준 43조708억원으로 전월보다 4709억원 늘었다.
DLS의 경우 일부 해외 금리 연계 상품과 이에 투자한 사모펀드가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금융당국이 고강도 조사를 예고하면서 시장이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