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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현지 업무 경험, 스펙 한 줄에 다 못 담죠" 글로벌무역인턴십 2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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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글로벌무역인턴십 / 매년 상·하반기 나눠 국내기업 해외지사에 인턴 파견 / 3주 국내서 기업실무 교육 후 6개월 해외 근무 / 2000년부터 2018년 20기까지 2255명 수료 / 올해는 127명 수료 예정

 

요즘 대학생들에게 학점을 이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을 꼽으라면, 아마 ‘스펙 쌓기’가 아닐까 한다. 졸업 후 바늘 구멍보다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학생들은 방학에도 쉬지 않고 교환학생 제도나 인턴십 프로그램을 찾아다니며 구슬땀을 흘린다.

 

인턴십은 구직자들을 기업 실무에 투입시켜 업무 능력, 조직 적응력 등을 두루 판단하고 육성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취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인턴십은 실제 업무현장에서 본인의 적성을 확인하고 역량을 키우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한국무역협회가 진행하는 글로벌무역인턴십도 이 같은 취지에서 시작됐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대학생들을 국내 기업(회원사)의 해외지사로 파견해 글로벌 역량 강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을 미래무역인재로 양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오랫동안 수많은 취업준비생(대학생)들이 도전하고 지원해온 선망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글로벌무역인턴십 참가자들은 해외 무역현장 체험을 통해 현지 실무경험 및 노하우를 습득하고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점에 서게 된다.

 

한국무역협회는 2000년 발족된 청년무역인력양성사업 인턴십(1112명 수료)에서 2009년 글로벌무역인턴십으로 이름을 바꿔 20기까지 총 1143명 수료생을 배출해냈다.

 

올해 상반기 21기 학생 54명이 중국, 베트남, 미국, 독일 등 13개국에서 LG전자, 포스코인터내셔널, GS글로벌 등 38개 기업 해외지사에서 6개월간의 근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하반기에는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나마, 칠레, 호주 등 18개국 48개사(신규파견 5개국, 12개사)에 73명이 파견될 예정이다.

 

글로벌무역인턴십은 무역에 관심이 있는 국내 소재 4년제 대학 재학생(3, 4학년) 및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협회는 산학협력전형과 일반전형으로 구분해 대상자를 선발한다.

 

 

대부분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이 자체 해외지사에만 인턴들을 파견하는 것과 달리, 글로벌무역인턴십은 협회지부는 물론 상사나 대기업 해외지사에까지 파견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그리고 약 3주간의 기업실무 수행 및 현지적응 교육을 협회에서 직접 실시한다는 점 또한 눈여겨 볼 만하다. 교육은 무역실무, OA, 국제비즈니스, 소양교육, 선배기수와의 멘토링 간담회 등으로 알차게 꾸려진다.

 

국내에서 3주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은 지원한 해외의 기업에서 6개월간의 인턴십에 참여하게 된다. 현지에서는 시장조사와 분석, 무역서류 작성 및 관리, 전시회 참가 및 세일즈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게 된다.

 

지난 8월 말, 한국무역협회의 글로벌무역인턴십 21기의 모든 여정이 끝이 났다.

 

지난 2월 초부터 6개월 동안 다양한 국가에서 실무를 마치고 돌아온 21기 글로벌무역인턴십 참가자들은 어느 기업에 가서 어떤 업무와 만나더라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우고 돌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라동엽(코엑스 호치민사무소), 신우석(LG전자 체코지사), 이다영(협회 청두지부), 이서훈(KT&G 자카르타지사), 홍가현(현대종합상사 쿠알라룸프르지사) 등 5인의 인턴을 만나 생생한 경험담을 들어봤다.(이름 가나다 순)

 

◇ 라동엽(서강대·25) - 코엑스 호치민사무소(베트남)

 

 

-글로벌무역인턴십 베트남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면서 동남아 시장 상황이나 경제 리포트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베트남이 3대 교역국 중 한 곳인데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란 걸 알게 됐다.

 

-호치민사무소에선 어떤 일을 했나.

 

☞ 베트남 현지에서 전시 기획과 운영 전반 업무를 맡았다. ‘한국 베트남 스마트전력 전시회’의 경우, 처음부터 실무를 맡아서 부스 디자인, 의전, 행사 준비까지 도맡아서 했다. 바이어 정보도 찾아보고, 비즈니스 매칭도 했다. 그 밖에 시장조사 아이템이 얼마나 유망한지, 상품성은 있는지 등 전반적인 업무를 다 해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현장에서 실무자로 일할 수 있었던 중요한 경험이어서 대부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전시회 마지막날 한국 업체 관계자 분들이 퇴장하면서 제게 “수고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게 특히 기억에 남는다. 

 

-무엇을 얻고 돌아왔나.

 

☞ 자신감을 얻었다. 전시회에서 많은 업무를 맡다 보니 제가 실수하면 금전적 손해가 생길 수도 있었다. 걱정이 돼서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됐다. 그런데 전시회를 잘 마치고 나니 앞으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붙었다. 현지에서 141개 업체 대표들을 일일이 응대하면서 불만사항이나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해결하다 보니 상황 대처 능력 같은 것도 생겼다.

 

-앞으로 글로벌 인턴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한 마디.

 

☞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라. 처음 베트남 현장에 갔을 때 팀장님이 “인턴 때는 한 가지만 잘 배워가도 정말 오랫동안 크게 남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해외 인턴을 가게 되면 하나씩 배우는 마음으로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신우석(숭실대·25) - LG전자 체코지점(체코) 근무

 

 

-체코에 지원하게 된 계기.

 

☞ 원래부터 유럽에서 인턴을 하고 싶었는데, 유럽 중에서도 안정성보다는 성장성 위주로 선택했다. 최근 유럽 국가들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동유럽 국가에 집중 투자하는 한국 기업이 많아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제조업 강국인 한국이 동유럽 시장에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또 어떤 식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지 그 과정도 지켜보고 싶었다.

 

-현지에서 맡았던 업무.

 

☞ LG전자 체코지점에선 매장 이슈를 파악하고 개선점과 관련한 리포트를 작성했다. 직접 운전을 하며 체코 구석구석에 있는 매장까지 다 둘러봤다. 어떤 이슈에 대해 리포트를 작성해서 에이전시에 알려주면, 일주일 내로 ‘비포 앤 애프터’(전과 후) 결과물을 받게 된다. 그런 개선과 시정이 바로바로 이뤄진다는 점이 놀라웠다.

 

-인턴십 후 달라진 게 있다면.

 

☞ 처음 인턴을 시작했을 땐, 제가 맡은 일들을 다 잘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회사에서 저를 너무 과대평가 하시는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웃음) 그런데 맡은 업무를 하나하나 처리해 나가고 또 그 일들이 익숙해질 때마다 자신감이 생겼다. 언제 어디에 가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무역 분야에 관심이 있었나.

 

☞ 무역 관련 전공을 해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상사에 들어가고 싶었다. 이번 글로벌인턴십을 하면서 해외영업도 재밌다는 것을 느꼈다. 해외영업은 생산부터 마케팅까지 전 단계를 다룬다. 매장에 나가서 어떻게 제품이 어떻게 진열되는지부터 살핀다. 마치 멀티플레이어, 제품 전문가가 된 것 같았다.

 

-글로벌 인턴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한 마디.

 

☞ 열정이 있을 때 지원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글로벌 리더,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도전하라고. 열정이나 확신이 없으면 면접을 통과하기도 힘들다. 본인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 지원했으면 좋겠다.

 

◇ 이다영(한국외대·24) - 한국무역협회 청두지부(중국) 근무

 

 

-협회 청두지사에 지원하게 된 계기.

 

☞ 청두는 서부 내륙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한국 업체도 많지 않은 편이라 개척정신 같은 게 생겼다.(웃음) 청두에서의 인턴생활은 제 스스로에게 큰 도전이 될 것 같았다.

 

-현지에서 어떤 일을 했나.

 

☞ 시장 조사 업무를 정기적으로 했다. 중국에 유망한 산업이라든가, 서부 지역 시장 동향 등을 파악하는 일이었다. 매일 인터넷 신문기사를 확인해서 보고하고, 심층리포트를 작성하기도 했다. 글로벌무역인턴십 카드뉴스 기자단(GIFT)에 참여해 새로운 경험도 쌓았다.

 

-인턴십을 통해 어떤 역량을 키웠다고 생각하나.

 

☞ 논리적인 창의력이나 상황 대처 능력. 매일 보고서를 써야 되는데 한정적인 기사 내용 속에서도 새로운 콘텐츠를 채우려고 고민하다 보니 저절로 아이디어 같은 게 샘솟았다. 또 현지에서 한국 기업들이 참가하는 전시회가 열렸는데, 처음에는 전화 받는 일도 어려워서 버벅대다가 나중에는 제 입에서 전시회 PR이 술술 흘러나올 만큼 업무에 익숙해졌다.

 

-글로벌무역인턴십 지원을 망설이는 친구들이 있다면.

 

☞ 일단 지원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저는 어학만 준비된 상태에서 지원했다. 무역 관련한 스펙도 전무했다. 그래서 선배들의 후기집도 꼼꼼히 살펴보고, 먼저 인턴십을 한 학교 동기들에게 정보도 얻었다. 진정으로 원하고 열심히 준비하면 합격할 수 있다. 이번 인턴십을 통해 카드뉴스 기자단도 해보고, 현지 시장조사에도 나서보고. 그동안 안정적인 것만 추구해왔는데 많은 도전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살아가는 데 좋은 자양분이 될 것 같다.

 

◇ 이서훈(한성대·26) - KT&G 자카르타지사(인도네시아) 근무

 

 

-글로벌무역인턴십 지원 계기.

 

☞ 대학생 신분으로 해외에서 인턴생활을 하는 자체가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회사 생활을 하게 될 텐데 실무 경험이나 직무 연관성을 높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글로벌무역인턴십 제도는 공신력 있고 영향력도 큰 프로그램이라서 열심히 준비했다. 학교에서 정보를 얻고 스터디 그룹도 만들어 준비했다.

 

-KT&G 자카르타지사를 선택한 이유는.

 

☞ 평소 동남아 시장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미 거대 시장인 베트남보다는 인도네시아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원하는 영업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보니 KT&G 자카르타지사를 알게 됐다.

 

-어떤 업무를 담당했나.

 

☞ 글로벌인턴 지원 때부터 영업에 관심이 많다고 말씀 드렸었다. KT&G 자카르타지사에서도 영업 관리 업무를 했다. 유통채널은 물론, 300명의 현지 사원들도 관리했다.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향(香)을 조사해 담배 신제품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제안을 드리기도 했다.

 

-해외인턴을 마친 후 가장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은.

 

☞ 주저하지 않고 ‘끈기’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목표 달성을 위한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1차, 2차, 3차 점진적 단계를 밟아가며 나아가야 한다는 끈기를 많이 배웠다. 글로벌 인턴을 시작하기 전인 2018년 하반기 자소서(자기소개서)와 올해 자소서의 내용이 아마 180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인턴십 경험은 스펙 한 줄에 불과할 수 있지만, 제가 6개월 동안 자카르타 현지에서 쌓은 실무경험과 역량은 그 한 줄에 다 적을 수 없을 것 같다.

 

-글로벌인턴 다음 주자들에게 한 마디.

 

☞ 어느 국가, 어떤 기업, 어떤 업무에 지원할 것인지 미리 전략을 잘 세워두란 얘기를 해주고 싶다. 마지막 근무날 제게 소감을 물으셔서 “더할 나위 없었다”고 말씀 드렸다. 지금도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이 말 꼭 전해주고 싶고, 글로벌무역인턴십 제도 자체가 이미 잘하는 사람보다는 앞으로 배우고 개발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뽑으니 과감히 도전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그리고 언어능력을 많이 키우고 간다면 경험과 역량, 모두 두세 배 키우고 돌아올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 홍가현 (한양대·23) - 현대종합상사 쿠알라룸프르지사(말레이시아)

 

 

-글로벌인턴십에 지원하게 된 계기.

 

☞ 해외인턴은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워낙 여행을 좋아하는데, 말레이시아는 가보지 못한 국가였다. 제가 유통업에 관심이 많아 상사에 지원한 것도 있다. 말레이시아가 쇼핑 강국이라는데 직접 가서 경험해보고 싶었다.

 

-어떤 업무를 했나.

 

☞ 경제 동향 리포트를 일주일에 한 번 작성했고, 경제 전반 이슈들을 번역하고 요약해서 업로드했다. 자동차 관련 시황이나 철강 관련 기사도 모아서 리포트를 작성했다. 쇼핑몰에 나가 신사업 아이템을 찾아보기도 했다.

 

-어떤 능력을 키웠나.

 

☞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배우고, 해외 바이어 미팅을 하며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키웠다.

 

-무역에 관심 있었는지.

 

☞ 원래 무역이나 유통업 등에 관심이 많았다. 해외지사에 근무하면서 확실히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진 것 같다. 6개월간 많은 것을 경험했고, 회사 선배님들과 너무 끈끈한 정을 나눠서 인턴 마지막날 펑펑 울기도 했다.

 

-현지에서 외로움은 어떻게 견뎠나.

 

☞ 물론 낯선 곳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다 보니 외롭고 힘들 때도 많았다. 처음에 사무실에 출근해서 할 일이 없어 민망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땐 제게 시키시지 않은 일들을 혼자서 계속했다. 프로젝트 자료를 정리하고, 아이템 제의도 해보고. 하나하나 해낼 때마다 뿌듯했다. 나도 의미있는 존재가 돼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주도성을 가지고 일을 해 나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김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