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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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팔도 탈꾼들의 '난장'... 함께 놀아보세! [더도 말고 한가위]

봉산탈춤… 양주별산대놀이… 14일 서울 남산국악당서 펼쳐져 / 13·14일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선 지역별 ‘비나리’·팔도유람 공연 / 추석에 빼놓을 수 없는 강강술래... 국립극장서 화려한 군무로 재탄생
한가위에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국립국악원 공연이다. 이번 추석에는 팔도 민속음악과 민속놀이를 엮은 특별한 무대로 ‘팔도유람’ 공연을 선보인다. 13, 14일 저녁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전국 민속음악과 놀이, 민간풍습이 한데 어우러진다.
젊은 탈춤꾼들이 모여 탈춤의 계승, 창작,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천하제일탈공작소의 공연 모습. 국립국악원 제공

공연은 오후 8시부터 시작이나 오후 5시부터 야외 잔디마당에서 가마싸움(의성지역의 추석 민속놀이로 먼저 가마를 빼앗는 놀이), 조리희(照里戱, 제주에서 행해진 줄다리기 형식의 민속놀이) 등 추석에 행해졌던 옛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투호, 동차수레, 버나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이어지는 공연 첫 무대는 경기도 이천 지역에서 유래한 거북이 길놀이. 이천거북놀이보존회에서 직접 선보이는 거북놀이는 귀신을 쫓고 복을 불러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공연을 찾는 모든 관객에게 축원의 의미를 담아 이번 공연의 특별한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본 공연은 경기·충청, 영남·황해, 제주·전라 등 세 권역으로 구분한 지역별 민속놀이와 오늘날 추석의 의미를 마임으로 표현하고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지역별 비나리를 선보이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공연 마지막은 무용단과 민속악단이 관객과 함께 꾸미는 강강술래다. 모두가 서로 손을 맞잡고 하나로 화합하는 특별한 추억이 만들어진다.

14일에는 서울남산국악당에서 탈춤의 정수를 접할 수 있다. 젊은 탈춤꾼들이 모여 탈춤의 계승, 창작,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천하제일탈공작소의 ‘가장무도·숨김과 드러냄’이 열린다. 팔도강산에 전해지는 탈춤을 한데 모아 젊은 탈꾼 재담과 연행으로 소개된다. 그동안 탈춤은 풍자와 줄거리에만 초점 맞춰지는 경향이었다. 이번 공연에선 탈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움직임의 신명을 드러낸다. 북청사자놀이의 사자와 꼽추, 봉산탈춤의 목중, 양주별산대놀이의 연잎, 안동하회별신굿탈놀이의 백정, 고성오광대의 문둥북춤, 가산오광대의 할미춤 등 그동안 갈고 닦은 우리 탈춤의 진수를 선보인다.

역시 남산에 자리 잡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선 국립무용단이 13∼15일 ‘추석·만월’ 무대를 연다. 한국 무용을 잘 모르는 관객도 친숙하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전통춤 멋을 살린 소품을 현대적으로 연출했다. 여덟편의 무용이 선보이는 이번 무대 시작은 창작 춤 ‘기도’. 추석을 맞아 조상 음덕과 풍성한 수확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통 의식으로 빗대어 기원하는 춤이다. 대범하게 제의를 이끄는 왕무당과 신들의 화려한 군무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어지는 창작 춤 ‘고무악’은 북과 춤, 음악을 합친 작품명에 걸맞게 순백의 북 사이에 선 무용수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역동적인 북 장단과 몸짓, 사물놀이가 가세한 힘찬 음악의 어울림이 백미다. 이어 한국 춤 특유의 정중동을 느낄 수 있는 창작 춤 ‘한량무’가 선비의 절개와 기개를 보여준다.

모두에게 친숙한 ‘진도강강술래’는 경쾌한 노래에 맞춰 원을 그리며 추는 전통춤인데 판소리 ‘춘향가’의 사랑 이야기를 재구성한 2인무 ‘사랑가’와 더불어 친근한 선율로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공연 막바지는 국립무용단원의 농익은 기량을 바탕으로 한 ‘장고춤’, ‘소고춤’과 창작 춤 ‘북의 시나위’가 장식한다. 호쾌한 북소리와 춤이 어우러져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