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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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윤석열 신임한다더니, 조국 수사에 靑·여권 일동 비난, 이게 나라냐?

입력 : 2019-09-06 11:55:46
수정 : 2019-09-06 11: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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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열린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무소속 박지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은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에 대한 여권에 비판을 두고 "이게 나라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같이 밝히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여권에서) 신임한다고 한 것이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며 "이 분만이 공정한 수사를 한다고 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외압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대라고까지 했었는데 청와대, 국무총리, 법무장관, 민주당까지 나서서 비난을 하고 있다"며 "이게 옳은 일이냐"고 했다. 

 

박 의원은 "야당이 (검찰을) 비난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는데 청와대와 국무총리, 장관, 검찰이 싸우면 이게 나라가 나라냐"라며 "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오늘 청와대에서 '조국의 압수수색은 내란음모 수준이다'라고 했는데 아무리 검찰이 밉고 윤 총장이 싫다

고 해도 군사정권에서나 사용하는 '내란음모 수준'이라고 해도 되겠느냐"며 "청문회가 끝나고 나면 청와대와 총리에게 수사 끝날 때 까지 과잉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대기실을 나와 인사청문회장인 국회 법사위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후보자는 "법무부는 법무부의 길이 있고 검찰은 검찰, 장관은 장관, 총장은 총장의 권한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에서 나름의 혐의와 의심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후보자 입장에서 검찰 수사를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청와대에 과잉대응을 자제해달라고 "할 수 있다"며 "이번 (사태의) 진행과 관련해 양측이 일정하게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이런 비난 속에도 (장관이) 하고 싶으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 "개인이 하고 싶으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난 4주 간 검증 과정에서 엄청난 고통을 받았기에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식구들을 돌보고 싶지만, 제가 마지막 공직으로 해야 할 소명이 있다고 생각해서 고통을 참고 나왔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청문회 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청문회에 임하는 소감에 대해 밝히며 '검찰 사법개혁이 조국 법무부 장관에 의해서만이 이뤄질 수 있다' 이렇게 확신했는데 매일 나오는 게 의혹이었다"며 "그래도 저는 믿지를 않았다. 그러다가 엊그제부터 증거 인멸의 기도가 나오니까 굉장히 제 자신이 당혹스럽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제가 어디에 서서 무슨 청문을 해야 될지 지금 현재도 정리가 되고 있지 않다"며 "과연 우리나라의 검찰 사법 개혁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전방위적 검찰 수사에 대해  "조 후보자의 의혹을 수사한다는 구실로 20∼30군데를 압수 수색을 하는 것은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하거나 전국 조직폭력배를 일제소탕하듯이 하는 것"이라면서 이같며 일갈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도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위 사진)을 통해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과하다고 인식했더라도 '내란음모수사' 등의 발언은 과도한 비난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은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등 역대 대통령 측근들을 강도 높은 수사로 구속 기소했고, 심지어 저도 호되게 당했다고, 제가 윤 총장 임명 전부터 말한 바 있다"면서 "검찰은 개혁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개혁의 주체로도 참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의 자제를 촉구한다"며 "저는 더 큰 정의와 개혁에 방점을 찍고 청문회에 임한다"고 덧붙였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