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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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 떠오른 한국 피겨, 르네상스 서광 비추나

주니어그랑프리 잇단 낭보 / 女 싱글 이해인 금메달 영예 / 男 싱글 이시형 은메달 획득
이해인이 지난 7일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ISU 주니어그랑프리 3차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왼쪽 사진). 이시형이 하루 뒤인 8일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ISU SNS 캡처

2014년 ‘피겨퀸’ 김연아의 은퇴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한 시대를 마감하는 사건과 같았다. 안타깝게도 이후 오랫동안 새로운 시대가 오지 않았다. 여왕의 뒤를 잇는 차세대 발굴에 실패한 탓이다. 그러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차준환(18·휘문고), 최다빈(19·고려대) 등이 세계적 스타들과 당당히 겨루며 새 시대의 서광이 비쳤다. 지난해 11월에는 임은수(16·신현고)가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김연아 이후 여자 싱글에서 9년 만에 메달을 따냈고, 차준환이 그랑프리대회 2개의 동메달과 그랑프리파이널 동메달까지 만들어냈다. 김연아를 보면서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꿈을 키운 ‘김연아 키드’들이 드디어 세계 무대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들을 이을 또 다른 기대주들이 등장했다.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린 2019~2020 ISU 주니어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이해인(14·한강중), 이시형(19·고려대)이 연이어 낭보를 전한 것. 이해인은 7일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0.13점, 예술점수(PCS) 60.57점, 총점 130.70점을 받았다. 그는 전날 받은 쇼트프로그램 점수 66.93점을 합해 최종 총점 197.63점으로 러시아의 다리아 우사체바(194.40점)를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그랑프리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건 2012년 9월 김해진(은퇴) 이후 7년 만이다.

여기에 하루 뒤 열린 남자 싱글에서는 이시형이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79점, 예술점수(PCS) 71.22점 등 총점 141.01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점수 77.30점을 포함해 최종 총점 218.31점을 획득했다. 이는 러시아 안드레이 모잘레프(223.72점)에 이은 2위의 기록이다. 이로써 한국 피겨는 이번 대회에서 남녀 싱글에 모두 입상하는 의미 있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한국 피겨는 지난달 주니어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위서영(14·도장중)과 2차 대회에선 박연정(13·하계중)이 연달아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이들이 성장해 시니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기존 선수들과 경쟁구도를 이룰 경우 한국 피겨의 르네상스도 기대해 볼 만하다.

 

서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