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청와대 참모진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지명철회' 두가지 경우에 따른 국민 메시지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는 사실상 대통령의 작품이었다며 대통령의 고심이 그만큼 컸음을 알렸다.
◆ 임명 철회 메시지 모두 준비…9일 오전 회의에서 임명 결심 들어
고 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를 통해 '임명과 지명 철회 두 가지 버전의 대국민 메시지를 준비'했음을 확인했다.
고 대변인은 "순방일정을 따라가면서도 계속 한국 소식들이 끊이지 않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부터 머릿속이 되게 복잡했다. 언제 발표를 해야 되고 어떤 결정을 내리실까 정말 안갯속이었다"고 긴박했던 지난 주말 분위기를 전했다.
고 대변인은 "(대통령이) 금요일 귀국직후 참모들 모아서 토의를 하셨지만 토요일 일요일에도 정확하게 '어떤 길을 가겠다' 라는 말씀은 일절 없으셨다. '모든 사안에 대해 일단은 준비를 하라'고 하셔서 철회 부분, 그리고 임명 부분까지도 준비를 해놓은 상태였다"며 "월요일 오전 회의하면서 그때 말씀을 주셨다. '오늘 발표하자'"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발표합시다'라는 대통령 말씀 안에서의 느껴지는 묵직함이 상당했다. '임명에 대한 이유는 제가 직접 얘기하겠으니 발표만 해주십시오' 딱 그 말씀만 하셨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 대국민 메시지 거의 대부분 대통령이 손질…文 특유의 워딩이 군데군데
고 대변인은 "보통 대부분 연설들도 대통령이 손을 보시긴 하지만 이번 글 같은 경우는 더 많은 부분들(을 대통령이 살폈다)"면서 "대통령 생각과 의중 워딩들이 더 많이 들어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이게 정말 대통령의 말 그대로이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는 문안들이었다"고 설명했다.
◆ 문 대통령, 조국 장관에게 "앞서 저쪽 방에서 길게 이야기 했죠"
고 대변인은 임명식 뒤 차담회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장관 한 명 한 명에게 당부 말씀을 다 주셨지만 조국 장관에 대해선 '앞서 저쪽 방에서 길게 얘기를 했죠?' 하면서 넘어갔다"고 했다.
진행자가 "임명장 수여식 전에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하고 따로 이야기를"라고 궁금해 하자 고 대변인은 "그건 아니고 대국민 메시지 안에 '앞으로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라는 그런 것들이 결국은 조국 장관에게 주는 하나의 메시지(이야기)인 것"이라며 별도로 만난 것은 아니라고 했다.
◆ 윤석열 처벌 청원…답변 기준 넘어 답하기 해야지만 어떤 답낼지 쉽지 않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국 임명', '윤석열 검찰총장을 기밀누설죄로 처벌해 달라'는 청원(10일 오전 8시 기준 44만3000여명)이 모두 답변기준(게시 한달이내 20만명 이상 동의)을 넘어선 가운데 '윤 총장 처벌 청원'에 대해 고 대변인은 "청원 마감일이 9월 27일이고 (답변 기간은 마감으로부터) 한 달 후까지다. 그 전에 답변을 하거나 마감일까지 채웠던 적도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까지 못 세웠다"고 했다.
진행자가 "결국은 검찰 피의사실 공표 의혹 바로 이 부분(을 처벌해 달라는 것)..., 청와대가 입장 밝히긴 곤란한가"라고 묻자 고 대변인은 "쉽진 않겠죠. 제가 뭐라고 답 드리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