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는 인구 400만명의 작은 나라이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축구 강국이다. 이런 크로아티아 축구 국가대표 공식 A매치 경기에 K리그 팬에게 익숙한 얼굴이 등장했다. 바로 전남과 울산에서 활약했던 미슬라프 오르시치(27·디나모 자그레브·사진)다.
국내 활동 당시 ‘오르샤’라는 등록명으로 활약했던 오르시치는 10일 아제르바이젠 바쿠 박셀 아레나에서 열린 아제르바이젠과의 유로 2020 예선 E조 경기에서 1-1로 맞서던 후반 41분 교체선수로 투입돼 국가대표로 데뷔했다. 오르시치는 루카 모드리치(34·레알 마드리드), 이반 페리시치(30·바이에른 뮌헨) 등 스타들과 호흡을 맞추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5분여를 뛰었고, 경기는 그대로 1-1로 마무리됐다.
17세 때인 2009년 자국 1부리그에 데뷔하며 유망주로 각광받다 이탈리아 무대 진출 이후 부진으로 완전히 잊혀졌던 오르시치는 K리그에서의 활약으로 재기에 성공한 선수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시즌 동안 전남과 울산에서 뛰며 27골을 넣는 등 측면공격수로서는 뛰어난 공헌도를 보여줬다. 결국 2018년 여름 크로아티아 리그 최고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의 러브콜을 받아 유럽에 복귀해 주전으로 안착했다. 올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예선에서 3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하며 팀의 조별예선 진출에 기여하기도 했다.
1990년대에 포항에서 뛰었던 라데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가 프리메라리가 AT마드리드와 분데스리가 브레멘 등에서 활약한 바 있지만 대부분 K리그 외국인 선수들은 아시아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곤 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K리그의 유럽 역수출 사례가 된 오르시치의 행보는 국내 팬들에게 새로운 흥밋거리가 될 듯하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