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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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기적’ 남기고 떠나는 마윈

창립 20년 맞아 회장직 은퇴 / 中 상징 3대 IT社로 키워내 / 대주주로 영향력 행사 관측 / 교육 등 공익사업에 집중할 듯

중국 정보기술(IT) 업계 거인 마윈(馬雲·사진)이 10일 알리바바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20년 전 창업한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와 결제시스템 즈푸바오는 14억 중국인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알리바바 시가총액은 4600억달러(약 549조원)에 달한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마윈은 지난해 밝힌 대로 알리바바 창립 20년이 되는 이날 공식 은퇴하고, 장융(張勇) 현 최고경영자(CEO)가 알리바바 이사국 의장직을 이어받았다. 알리바바는 이날 마 회장 은퇴와 장 CEO 의장 승계에 맞춰 △고객제일 △협업 △변화 △성실 △열정 △헌신 등 새로운 기업 비전인 ‘6개 신기업가치’를 발표했다.

 

마 회장은 2020년까지 알리바바 이사회 구성원으로 남아 있는다. 외신들은 마 회장이 알리바바 지분 6.4%를 보유한 대주주로 경영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마 회장은 1년 전 이날 은퇴의사를 밝혔다. 마 회장은 “(저의 사퇴는) 알리바바가 전적으로 특정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회사에서 인재에 의존하는 기업으로 업그레이드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은퇴 후 마 회장은 평소 밝혀온대로 교육 등 공익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마 회장은 중국을 상징하는 3대 IT 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 하나인 알리바바 설립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처음 저장성 항저우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영어 교사로 재직했다. 당시 거센 개혁개방의 흐름 속에 인터넷 산업을 눈여겨봤다. 이후 1999년 동료 17명과 함께 저장성 항저우의 한 아파트에서 자본금 50만위안(약 8300만원)으로 알리바바를 창립했다.

 

알리바바는 2003년 B2C(기업 대 소비자 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로 중국 인터넷 쇼핑 시장에 광풍을 일으키고, 강력한 경쟁자인 이베이를 꺾으며 중국 시장을 장악했다. 이듬해인 2004년 타오바오와 연동된 전자결제 플랫폼인 즈푸바오로 인터넷 결제 혁명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시대 조류의 변화를 읽는 통찰력과 인재를 중시하는 용병술이 마윈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똑똑한 사람들은 그들을 이끌어 줄 바보를 필요로 한다. 과학자들로만 이뤄진 무리가 있다면 농민이 길을 이끄는 게 최선”이라는 말이 마윈식 리더십을 상징한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