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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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대선경선 3파전… 후보들 "당선되면 김정은 만날 것"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군이 사실상 3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세 선두주자 모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자사 설문조사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김정은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민주당 후보는 20여명으로 역대 가장 ‘무거운 무대’라는 평을 들었으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샌더스, 워런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단독 선두를 달리던 바이든을 따라잡았고 3파전으로 정리가 되는 양상이다.

조 바이든,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사진 왼쪽부터)

‘핵무기 포기와 관련한 중요한 양보가 없는데도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직접 만나는 트럼프 대통령식 접근을 계승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설문조사 대상 후보 20명 중 15명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샌더스와 기업인 출신인 앤드루 양 등 4명은 “조건 없이 김정은을 직접 만나겠다”고 답변했다.

 

바이든과 워런 등 11명은 ‘북한이 일정 조건을 충족한다면’이라는 조건부 대화 의향을 밝혔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실질적인 약속을 하나도 못 받아냈고,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했다”고 비판하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진전하기 위해 협상팀에 힘을 실어, 동맹국과 그 외 중국 등 다른 나라와 조율되고 지속적인 계획에 시동을 걸겠다”고 밝혔다.

 

워런은 “북한 문제에서 최우선 과제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 확대나 기술·인력 수출을 중단하도록 강력하고 검증 가능한 합의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공허한 계획만이 아니라 그러한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면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은, 동맹국·파트너와 공조 하에 개발되고 미국의 이익을 늘리게끔 고안된 명확한 전략의 한 부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샌더스는 “김정은과 만남이 합의를 향해 나아가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정을 내린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해 조건을 내걸기보다는 정상회담을 계속한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샌더스는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행운을 빈다”고 말한 바 있다.

 

WP 조사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답변한 민주당 후보는 조 세스탁 전 하원의원이 유일했다. 나머지 4명은 응답하지 않거나 불분명하게 답변했다.

 

WP의 이번 조사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외교정책 전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설문조사였다. 대북정책을 포함,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 15대 외교이슈를 질의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