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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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김현종과의 불화설 사실상 시인 "언제든 장관직 물러날 각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일각에서 제기돼 온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의 불화설을 16일 사실상 시인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4월에 김현종 2차장과 다툰 적이 있다는데 사실이냐”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강 장관은 “김현종 2차장은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임무를 띠고 있는데 적재적소의 인물이 아닌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정 의원의 질의에는 “동료 고위공직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당시 아는 전직 고위 외교 관료에게 전화하니 ‘김현종이 정의용(국가안보실장)을 눌렀구먼’이라고 하더라”며 “변호사 출신의 통상전문가인 김 차장은 한마디로 리스키(위험한·risky)한 인물”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역시 한국당 소속인 윤상현 외통위원장도 “김 차장은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을 합친 자리를 차지한 것처럼 행세한다는 말이 있다”며 “청와대 일개 참모가 기라성 같은 군 장성과 외교관을 제치고 상전 노릇을 하듯 외교·안보 정책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 장관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9일 담화문을 발표하자 대통령이 준비도 없이 부랴부랴 유엔총회에 가기로 된 것 아니냐”는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의 질의에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은 계속 검토해 온 사항”이라고 밝혔다.

 

“당초 왜 대통령 대신 이낙연 국무총리가 유엔총회에 가기로 결정된 것이냐”는 정 의원의 질의에도 강 장관은 “국무총리 참석이 확정됐던 것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정 의원은 “그런데 왜 총리는 각 당 대표들에게 구체적 일정까지 보내며 함께 가자는 연락을 했느냐”고 추궁했고, 강 장관은 “준비를 철저히 한다는 차원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어 “외교부 장관으로서 책무를 소홀히 하지 말라. 할 얘기가 있으면 하고 그러다 안 되면 물러나면 된다”는 정 의원의 발언에 “충분히 그럴(언제든 물러날)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