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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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 ‘위안부 비하’ 발언에 “日 극우보다 더하다” 들끓는 정치권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강의 시간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매춘여성에 비교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최근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 녹음본에 따르면 류 교수는 학생들과 일제강점기 관련 강의 내용을 논의하는 중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여성으로 지칭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22일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강의에서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몰지각한 역사관으로 일본 극우보다 더한 망언을 청년 학생들 앞에서 그대로 옮기고 있다”고 비판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 여성위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정대협(현 정의기억연대)을 향한 망언도 모자라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을 향해 성폭력을 자행하는 류 전 위원장의 충격적 망언은 온 국민을 경악하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본 아베 정권이 과거사를 핑계로 경제보복에 나서자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자발적으로 맞서고 있는 국민들의 노력에 재를 뿌리는 매국적 발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류석춘은 위안부 피해자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한국당은 유감 표명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그간 말해온 '혁신'이 매국과 역사 왜곡, 비인권으로 규정되지 않도록 깊은 성찰과 함께 잘못된 인사 등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류 교수는 최근 강의 시간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매춘여성에 비교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 녹음본을 분석하면 류 교수는 학생들과 일제강점기 관련 강의 내용을 논의하는 중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여성으로 지칭했다. 류 교수는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라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매춘은 오래된 산업이고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라며 “위안부는 일본 민간이 주도하고 일본 정부가 방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학생이 ‘위안부 피해자는 자발적으로 간 것이 아닌 강제 연행된 것이 아닌가’라고 반박하자 류 교수는 “지금 매춘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시작) 한 것인가, 부모가 판 것인가”라며 “살기 어려운데 조금 일하면 돈 받는다는 매춘 유혹이 있다. 예전에도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류 교수는 ‘매춘부와 과거 위안부를 동급으로 보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답했다. 류 교수의 이러한 발언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부 매춘 여성과 마찬가지로 자발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날 논란이 일자 여야는 류 교수의 발언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한국당 역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면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류 교수의 반국민적 발언으로 상처를 받으신 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류 교수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고 국민께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즉시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류 교수를 ‘정신적 살인자’라고 지칭하며 “'얄팍한 지식'과 '간악한 혀'로 일제의 만행을 용인한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며 “마루타도 '임상 알바'라고 말할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