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촉발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삭발 릴레이’. 여기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참여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큰 가운데, 같은 당 강효상(사진) 의원이 전후사정을 설명했다.
강 의원은 23일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나 원내대표가 조 장관이 임명된 날 삭발 의사를 내비쳤지만 다른 모든 의원들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날 강 의원은 “(조 장관 임명 당시)저는 의원직 사퇴서를 모두 내놓자고 했다”라며 “동조하는 의원들이 있었지만 많은 의원들이 정기 국회에 앞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해 채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우리 당 의원들 중 의원직에 연연할 분은 한 분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의원직을 사퇴하더라도 (승인 권한을)당 대표에게 위임해 대여 투쟁 강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자고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저희 목숨을 맡기자는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와중에 황교안 대표가 삭발하고, 저도 동대구역에서 삭발했다”며 “정치인은 지지자들과 공감해야 한다. 조 장관 임명에 대한 아주 작은 저항의 몸짓으로 그렇게 삭발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지면 (한국)당은 절체절명 위기에 빠지고, 황 대표의 꿈도 무산될 것”이라며 총선 승리를 꼭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강 의원은 “황 대표를 위해서라도 이겨야 한다. 황 대표의 대선, 그가 대통령이 되려면 총선을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또 청와대를 향해 “백성은 화가 나면 임금의 배를 뒤집을 수 있다. 최순실 사태 때 분명히 목격했을 것”이라며 “정권이 국민을 이기려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삭발 릴레이에 참여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데, 또 많은 분들이 반대도 하신다”라고 말했다. 삭발 릴레이가 희화화하는 것을 막고, ‘역사상 초유의 당 대표 삭발 투쟁’이라는 의미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