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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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 '위안부 발언' 사과해야하나 마녀사냥은 안돼" 연세대 '다른 목소리'

 

 

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사진)가 사회학 강의 중 부적절한 '위안부는 매춘부'란 취지의 부적절한 반응을 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은 물론 총학생회가 파면을 공식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24일 일부 연세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이제 반대하는 대자보를 교내에 붙였단 소식이 전해졌다. 류 교수는 해당 강의에 대한 논란을 일축하며 전면 반박한 반면 연세대는 관련 강의를 중단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류석춘 교수의 정치적 파면에 반대하는 연세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중앙도서관에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의 파면을 반대하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뉴시스

 

이날 뉴시스에와 연합뉴스등에 따르면 '류석춘 교수의 정치적 파면에 반대하는 연세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이라고 밝힌 이들이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중앙도서관 벽에 류 교수에 대한 파면을 반대하는 입장을 담은 대자보를 붙였다.

 

이 대자보엔 '류 교수의 사과는 필요하지만 파면 주장은 여론몰이식 마녀사냥이라는 취지의 주장'이 담겼다. 개인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는 발언에 대해서는 류 교수가 사과해야 하지만, 강의 자체는 학문의 영역으로 남겨 두고 성역 없는 비판과 논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류 교수가 수업에 참여 중인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을 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화자(류 교수)의 의도가 없었다고 한들 해당 발언은 수용자와 제3자 관점에서는 그런 의미로 읽힐 여지가 충분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류 교수는 당사자에게 빠른 시일 내 진심어린 태도로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류 교수는 문제의 강의에서 '매춘과 위안부를 같은 것으로 보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대해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고 답해 '막말 논란'을 빚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주요 언론사들은 강의 내용을 맥락없이 부분 발췌해 헤드라인을 작성하는 등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문제 발언이 아닌 강의 내용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단 "류 교수는 문제 발언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자인 해당 학우에게 진심어린 태도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류 교수를 정치적으로 파면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앞장서고 있는 언론과 정치권을 강력 규탄한다"며 "학교 당국은 류 교수의 학문적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사무실 앞에 지난 19일 류 교수가 위안부 논란과 관련해 규탄하는 메시지가 붙어 있다. 뉴시스

 

앞서 21일 류 교수가 19일 자신이 맡은 '발전사회학'강의 시간에 '위안부를 매춘부로 비유하면서 위안부 피해자 관련 시민단체를 왜곡·비난 했다'는 제보가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일파만파 확산되면 그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연세대 총학생회과 위안부 피해자 관련 시민단체 그리고 정치권 등이 '류 교수를 교수직에서 파면'하라는 입장문을 내놓으며 사회적 공분을 키웠다.  

 

연세대 측은 23일 류 교수에 대한 해당 강의를 중단 할 것을 알렸으며 해당 발언에 대한 진상 조사를 개시했다. 같은 날 한 시민단체는 류 교수를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성희롱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류 교수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언론 인터뷰에서 "수강생들이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려 한 발언일 뿐,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도 혐오 발언도 아니"라며 "매춘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는 과정이 가난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을 했고, 일부 학생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수강생들이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려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해 볼래요?’라고 역으로 묻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코 학생을 혐오하거나 차별하는 발언이 아니며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이라는 지적은 언어도단"이라고 반박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