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수사와 관련해 “수사는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단호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25일 오전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29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에 참석한 윤 총장은 ‘조 장관 일가 수사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은 마약류 퇴치를 위한 국제 협력회의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헌법 정신에 따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종전의 입장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개회식장으로 들어갔다.
이번 윤 총장의 외부 일정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후 검찰 수장의 첫 외부 일정이라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검찰 수사와 관련한 가짜뉴스 및 근거없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검찰의 움직임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여권 인사들은 SNS 등을 통해 검찰이 자장면을 시켜 먹으며 압수수색을 고의로 지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는 빠르게 확산됐다. 국회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11시간 압수수색은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압수수색하는 수사관들이 11시간 동안 있다 보니까 자장면도 배달시켜 먹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측은 “오후 3시쯤 (조 장관) 가족이 점심 식사를 주문한다고 하기에 압수수색팀은 점심 식사를 하지 않고 계속 압수수색을 진행하겠다고 하였으나 가족이 압수수색팀이 식사하지 않으면 가족들도 식사할 수 없다고 하면서 권유해 함께 한식을 주문해 식사하고 압수수색팀의 식사 대금은 압수수색팀이 별도로 지불했다”고 설명하면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이 SNS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며 “검찰 수사를 흔들기 위한 의도가 깔린 명백한 수사방해 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ADLOMICO는 대검이 1989년 급증하는 국내 마약류 문제가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세계 각국과 공동 대처하기 위해 창설한 회의다. 윤 총장은 개회사에서 “마약 없는 건강한 지구촌 건설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세상”이라며 “국제사회의 공동 과제인 마약 퇴치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경 없는 마약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긴밀한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상시 가동되는 네트워크 체계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주관하는 이번 회의는 이날부터 이틀간 열린다. 미·중·일 등 아시아·태평양 및 유럽 23개국, 유엔마약범죄사무소 등 국제기구에서 180여명이 참석했다.
인천=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