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구속기소)의 현 남편이자 숨진 홍승빈(5)군의 아버지인 홍태의(사진)가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홍씨는 지난 26일 사전녹화로 MBC ‘뉴스테스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홍씨는 직접 뉴스에 출연한 이유로 “고유정은 머리 커튼을 쳐서 숨고 있을지언정 저는 우리 아이에게 당당하고 조금이라도 진실을 밝혔으면 해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날 홍씨는 방송에서 숨진 아들을 발견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홍씨는 “눈을 뜨자마자 일단 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피였다”며 “(아이의) 입가가 파랬다. ‘우리 아기가 살아있지 않구나’ 느꼈지만, 어느 엄마 아빠도 (아이를) 방치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씨가 고유정을 용의자로 의심하게 된 시점은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 및 유기한 혐의를 받게 된 후부터다. 홍씨는 “우리 아기가 사망한 패턴이나 전 남편이 사망한 패턴이 너무 흡사했다”며 “나이와 장소만 달랐지, (똑같이) 카레를 먹였고, (전 남편과 아들이) 사망 후 (고유정은) 똑같이 공간을 치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씨는 “하늘나라 간 아이에게도 너무 미안하지만,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거(인터뷰)뿐이라 가슴 아프다. 너무 미안하고 너무 사랑한다”며 울먹였다.
26일 경찰은 고유정을 지난 3월 충북 청주에서 숨진 홍승빈군 사망사건 용의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경찰이 고씨를 홍군 살해 용의자로 특정한 일련의 증거들은 결정적 증거가 아닌 ‘정황 증거’이고, 고씨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법정 공방이 예고된다.
최서영 온라인 뉴스 기자 sy2020@segye.com
사진=MBC 뉴스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