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역사상 가장 ‘학벌’이 좋은 지휘부가 곧 출범한다.
29일 미 국방부에 따르면 오는 30일(현지시간) 마크 밀리 신임 합참의장 내정자의 취임식이 열린다. 국방부는 또 2개월 가까이 공석이던 합참차장 자리도 존 하이튼 지명자 인준안이 상원을 통과함에 따라 곧 채워진다고 밝혔다.
밀리 신임 합참의장은 1980년 미 동부의 명문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했다. 학생군사교육단(ROTC)을 이수해 학사학위 취득과 함께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학부 전공은 정치학이다. 바쁜 군 생활 틈틈이 학업에 신경을 써 같은 아이비리그 소속인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으로 석사학위도 땄다.
직전까지 육군참모총장이었던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해병대 대장 출신인 조지프 던퍼드 현 합참의장으로부터 미군의 ‘서열 1위’ 직위를 넘겨받게 됐다.
미군 ‘2인자’가 될 하이튼 신임 합참차장은 1981년 미국은 물론 세계 최고의 명문대로 통하는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했다. 역시 ROTC를 이수해 학사학위 취득과 함께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학부 전공은 공학 및 응용과학이다.
흔히 공군 장성 하면 전투기 조종사부터 떠올리기 쉬우나 하이튼 차장은 파일럿이 아니다. 대신 우주 공간의 군사적 활용 및 전략 핵무기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통한다. 현재는 미 국방장관 직할로 편성된 총 11개의 육해공 3군 통합사령부 중 하나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를 운영하는 전략사령부를 지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폴 셀바 합참차장(공군 대장)의 퇴임에 앞서 진작 하이튼 사령관을 새 합참차장으로 지명했으나 상원 인사청문회 직전 그가 과거에 부하인 여성 장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인준 절차에 제동이 걸렸다. 조사 결과 ‘사실무근’ 판명이 났으나 상원 본회의는 인준을 2개월 가까이 지연시키다 지난 26일에야 표결을 거쳐 통과시켰다.
이처럼 미군 지휘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가 아닌 아이비리그 대학 ROTC 장교들로 채워진 건 이례적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고위 장군이나 제독은 대부분 사관학교 출신들”이라며 “프린스턴,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 명문대 졸업생이 최고위 장성인 대장까지 진급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이를 둘고 일각에선 명문대 출신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반영된 인사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사람을 평가할 때 유난히 그의 지능지수(IQ)를 따지는 편”이라며 “자신의 전직 비서가 하버드대와 영국 옥스퍼드대를 다닌 것을 나중에야 알고선 ‘이 사람은 정말 똑똑해’라고 뒤늦게 관심을 표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