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대검 사무국장과 전국 검사들의 감찰권을 쥐고 있는 대검 감찰본부장 인선에 적극 나섰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찰의 인사권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대검 사무국장에 복두규 서울고검 사무국장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총장이 자신과 각별한 강진구 수원고검 사무국장을 법무부에 추천했는데, 법무부가 행정고시 출신의 이영호 광주고검 사무국장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조 장관 수사를 두고 법무부와 검찰이 파열음을 내자 현재는 복 국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공무원단 가급(1급)인 대검 사무국장은 대검 내 행정사무·보안·회계 등 일반직 업무를 총괄하는 핵심 보직으로 검찰 일반직 중 가장 높은 직급이다. 대검 사무국장에 현재 가장 근접한 복 국장은 9급 출신으로 수사와 행정 분야를 두루 걸친 인물이다.
윤 총장이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로 2014년 1월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대구고검 총무과장이었던 강 국장이 큰 위로가 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총장이 2017년 9월 강 국장을 서울중앙지검 사무국장으로 데려온 점과 한 차례 연임시킨 것도 이 같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공모를 진행 중인 대검 감찰본부장 자리에도 진보 성향 법관 모임 출신의 변호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대검 감찰본부장 공모는 통상적인 절차대로라면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미 인선절차가 끝났어야 하지만 법무부는 추천된 인사를 모두 배제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사무국장 자리에 윤 총장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은 것을 두고 법무부가 검찰인사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검찰청법은 검찰청 직원의 보직은 법무부 장관이 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통상 검찰 내부 인사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청취한 뒤 법무부 장관이 이를 수용하는 과정을 거쳤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조국 장관 수사를 둘러싸고 이뤄진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이 검찰인사로 확대된 것 같다”며 “향후에도 검찰과 법무부가 인사를 두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역대 검찰총장마다 대검 사무국장을 최측근 인사로 임명해 왔고 사실상 총장의 의중에 의해 인사가 이뤄져 왔다. 전임자였던 문무일 검찰총장도 대검 사무국장 자리를 두고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과 신경전을 벌였다는 뒷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박 장관과 학연으로 얽힌 한 검찰청 사무국장이 유력하게 거론됐는데, 문 총장이 2015년 대전지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함께 근무한 김영창 서울고검 사무국장을 고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김 국장이 대검 사무국장으로 발탁됐다.
한편 조 장관은 이날 법무혁신·검찰개혁 간부회의에서 각급 검찰청의 청내 각 부서 인력현황 및 검사 업무실태를 진단해 형사부·공판부에 인력을 재배치 및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특수부 폐지 등 전날 검찰의 개혁안과 관련해 검찰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들어 개혁안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