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계부에게 24시간 이상 폭행 당해 숨진 5살 아이의 친모가 살인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A(5·사망)군의 친모 B(24)씨를 살인방조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B씨는 지난달 25일 오후부터 다음날 오후까지 25시간가량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남편 C(26)씨가 아들 A군의 얼굴과 팔다리 등 온몸을 심하게 때려 숨지게 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집 내부에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임의 제출받아 분석했으며, 이를 토대로 B씨의 방조 혐의가 인정됐다고 봤다.
또한 B씨의 도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3일 오후 4시쯤 임시보호시설에 있던 그를 긴급체포했다.
CCTV는 인천 미추홀구 B씨 자택 안방 등에 설치됐으며, 경찰이 확보한 분량은 8월28일부터 지난 달 26일까지 약 한달 치다. B씨는 남편 C씨가 자신을 감시할 목적으로 집안 곳곳에 CCTV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영상에는 C씨가 의붓아들 A군의 손과 발을 케이블 줄과 뜨개질용 털실 등으로 묶어 목검으로 마구 때리는 장면이 담겼다. C씨는 A군을 들었다가 바닥에 내던지는가 하면, 발로 걷어차고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남편이 아들의 손과 발을 뒤로 묶어, 몸이 활처럼 뒤로 젖혀진 채 20시간 넘게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중으로 B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