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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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재결합 콘서트 때 팬들 응원, 음악 소중함 다시 일깨워”

신곡 ‘위캔드’ 들고 8년 만에 돌아온 H.O.T 멤버 장우혁 / 새로운 스타일 흡수·지금 감성 수용 노력 / 금주·금연·운동, 변함없는 퍼포먼스 비결 / 2019년 내 신곡 추가 발표… 11월엔 단독 콘서트 / “아시아 넘어 유럽·남미서 공연하고 싶어”
최근 신곡 ‘위캔드(WEEKAND)’를 들고 8년 만에 솔로 활동을 재개한 장우혁. JG엔터테인먼트 제공

“성공과 실패의 굴레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어요. 하지만 지난해 H.O.T 콘서트에서 팬들을 만나면서 그런 걱정과 부담을 떨쳐냈습니다. 팬들은 그저 제가 음악활동을 계속하는 모습을 기대한다는 것을 알게 됐거든요.”

1990년대 전성기를 누린 1세대 아이돌그룹 H.O.T 멤버 장우혁(41)이 지난 4일 신곡 ‘위캔드(WEEKAND)’를 들고 돌아왔다. 2011년 앨범 ‘백 투 메모리즈(Back To The Memories)’ 이후 8년 만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장우혁은 “이전의 모습을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고 싶어 몇 번이나 음반을 만들었다 접었다”며 “지난해 H.O.T 재결합 콘서트에서 받은 팬들의 응원이 음악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웠다”고 말했다. 이후 용기를 내 음악 작업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 취향대로 만든 음악을 팬분들이 좋아해주시니 가끔 만나 함께 재밌게 노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신곡 제목에 ‘끝(End)’이 아닌 ‘계속(And)’이 들어간 것도 음악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장우혁의 의지가 담겼다.

오랜 공백을 깨고 활동을 준비하기까지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동안 ‘푸에르자 부르타’ 등 공연을 계속 이어왔지만 8년의 세월을 단번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았다. 이번 신곡은 1990년생 작곡가의 손에서 탄생됐고, 춤은 H.O.T로 데뷔한 해에 태어난 1996년생 안무가가 만들었다. 몸을 튕겨 역동성을 살리는 팝핀댄스를 주로 췄던 1990년대와 달리 최근에는 그루브한 어반댄스가 인기인 탓에 장우혁은 춤 스타일을 바꾸는 데 애를 먹었다. 장우혁은 “새로운 스타일을 흡수하고 싶었고 지금의 감성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며 “나이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안무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술, 담배도 하지 않고 매일 다이어트 도시락을 받아먹으며 운동도 꾸준히 했다.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이다.

“(H.O.T가 활동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팬들을 위해 음악방송도 녹화했어요. ‘위캔드’가 발표되기도 전이었는데 응원 율동을 짜와 보여주는 모습들이 귀엽고 사랑스럽더라고요. 팬들의 마음을 풀어드린 것 같아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특히 최근 활동을 하면서 기존 팬들 외에도 교복을 입은 청소년 팬이나 엄마 손을 잡고 온 다섯살 꼬마도 볼 수 있었어요. 참 뭉클하더라고요. 더 다양한 연령층들이 함께 응원해주신다면 즐겁고 재미난 풍경이 되지 않을까요?”

장우혁은 부침이 심한 가요계에서 20여년간 살아오면서 큰 구설 한번 없었다. 반항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후배들에게는 모범 선배로 통한다. 그는 “도가 지나치지 않은 행동의 범위 안에 있기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한 부분은 있는데 시간이 지나 그런 평가를 받게 되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후배들이 뭔가 일이 생겼을 때 꾹 참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자신이 잘못한 것이 아니면 다 알아주게 돼 있다”면서 “절약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희 같은 계약직 프리랜서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야 나중에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거든요.”

장우혁은 올해 안에 추가로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11월 있을 단독 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H.O.T 시절에는 아이돌이라 하면 평론가들은 음악적으로 폄하했고, 이미지가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아이돌이 긍정적인 단어로 바뀌어서 ‘우리가 열심히 한 보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참 뿌듯했습니다. 저는 어떻게 보면 그때부터 지금까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정통 댄스가수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 길을 걸어갈 생각이고,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작업을 이어갈 거예요. 아시아를 넘어 후배들처럼 유럽, 남미에서도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그곳에 팬들이 있다면요. 하하.”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