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스웨덴 측의 제안대로 2주 뒤 다시 양측의 만남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후속 방안을 놓고 곧바로 미국과 논의를 시작하는 모습이다.
7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협상에서 핵실험 중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등에 대한 보상(상응조치)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요구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 체제안전보장에 대한 부분이 포함됐으며, 이를 비핵화 협상 진전의 선제 조건으로 내놨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미국이 내놓았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는 거리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비핵화 정의에 대한 포괄적 합의 및 ‘영변 폐기+α’ 등에 따른 새로운 제재 완화 방안을 내놨을 가능성이 있다.
협상 후 장소를 제공한 스웨덴 당국은 북한과 미국에 2주 이내에 스톡홀름에서 다시 만날 것을 제안했다. 미국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북한은 “무근거한 말”이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은 이번 협상에 대해 “미국이 빈손으로 왔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미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재회의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미국은 곧바로 다음 회담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체제보장을 요구한 만큼 한국, 일본 등 주변국과도 후속 조치를 위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하기 위해 7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10일까지 워싱턴에 머물며 비건 대표로부터 스톡홀름 협상 내용을 공유받고, 후속 대응을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엔 일본도 북핵 문제에 의견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 본부장이 같은 기간 미국을 방문하는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도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잇달아 가진다고 밝혔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