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이 주말 수행비서 2명을 대동한 채 법무부 관용차를 이용 중구 정동에 위치한 한 미술관을 찾아 시사프로 진행자 주진우 기자를 직접 만났다는 소식이 8일 전해졌다. 조 장관은 이와 관련 ”사적 모임”이라고 했으며 법무부 측은 ”공적인 일도 포함됐다”고 해명했다.
이날 조선일보와 TV조선에 따르면 조 장관이 일요일이었던 지난 6일 오후 5시15분쯤 서울 방배동 자택(아파트) 1층에서 법무부 관용 차량인 검정 제네시스 차량에서 수행비서 2명의 수행을 받고 서울 중구 정동의 옛 구세군 중앙회관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지난 4일 리모델링 후 문을 열고 '필의산수(筆意山水) 근대를 만나다'라는 한국화 관련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정동1928 아트센터'이기도 하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 전시회를 관람하러 왔는데, 조 장관이 차에서 내리자 주 기자가 미술관 앞에서 조 장관을 맞았다.
주 기자는 일요신문과, 시사저널, 시사인을 거쳐 이명박 정부에서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 멤버로 활약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BBK 주가조작 사건'등을 본격 취재해 'MB저격수'라는 호칭을 얻었다. 현 정부 들어 MBC 탐사보도 프로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의 진행자로 출연했으며 지난달 30일부터 서울시 산하 tbs교통방송에서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의 진행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저수지를 찾아라'(2017), 주기자의 사법활극(2015) 등이 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조 장관과 주 기자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미술관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후 오후 6시쯤부터 관람을 약 20여분간 시작했는데, 미술관 안 다른 관람객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 옆에는 미술관 윤훈열 대표가 작품 해설을 해줬는데, 조 장관은 작품을 보면서 "우와!" "와!" 하며 감탄사를 연신 내 뱉었다. 조 장관은 관람을 한 뒤 6시20분 쯤부터 미술관 2층에 위치한 별도 방에서 윤 대표와 주 기자와 함께 저녁을 함께 했다. 미술관 측에서 초밥과 포도·자두 등을 저녁으로 제공했다.
미술관 측은 조선일보에 "1인당 1만원 이상의 비용은 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이날 저녁 7시 20분쯤 미술관에서 나왔다. 그는 윤 대표에게 "초대해 주셔서 고맙다. (마음에) 위로가 된다"고 했다. 당시에 주 기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미술관 방문 목적을 묻자 조 장관은 "사적인 모임"이라면서 타고 온 차량에 올랐다. 윤 대표는 조선일보에 "조 장관은 제 오랜 지인"이라며 "조 장관이 얼굴이 많이 팔려 주말에 (전시회에) 오신다고 해서 방문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주진우씨도 제 후배"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DJ정권 시절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실 국장직을,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에서 홍보수석실 행사기획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박근혜 정부였던 2014년부터 3년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은 미술 작품 관람은 무제가 되지 않지만, 법무부 장관 관용차량과 수행비서 2명을 '사적인 모임'에 대동한 것은 비판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공용 차량 관리 규정에 따르면 '각급 행정기관의 차량은 정당한 사유 없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돼 있어서다.
정부의 ‘공용차량 관리규정’은 차관급 이상 공무원에게 중·대형 차량을 전용차량으로 제공하고 공식 일정 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중 전용차량이 지급되는 차관급 이상은 법무장관과 차관, 검찰총장 3명이 전부다.
법무부 측은 "이날 (장관의) 공적인 일정도 포함돼 있었다"면서도 "공적인 일정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정무직인 장관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것도 일이다"라고만 했다.
한편, 조 장관이 미술관에서 윤 대표와 주 기자와 회동한 날은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 주최측 추산 300여만명의 인원이 몰린 '검찰 개혁', '조국 수호' 집회가 열린 다음날이었다. 또한 그 날은조 장관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차 검찰 조사에 출석, 2시간40여분의 조사를 받고 조서 열람 등을 하며 15시간 만에 귀가한 날이기도 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TV조선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