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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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자기소개서 잘못된 맞춤법 찾아보니…

‘뒤쳐지지’ 최다… ‘쫓아’ 뒤이어 / ‘사람인’ 2074명 시험… 평균점수 62점 / ‘내로라하는’도 절반 이상 잘못 써 / “철자 틀린 사람 탈락시킨 적 있다” / 기업체 인사담당자 37% 응답 / 알바생 무분별한 존댓말도 도마에

구직자들의 상당수가 자기소개서 작성 시 맞춤법이 틀린 단어들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은 사물 등에 존칭을 사용하는 ‘엉터리 존댓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한글날을 맞아 구직자 2074명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 틀리기 쉬운 맞춤법’을 양자택일형 문제로 물어본 결과 총 10문항에 대한 구직자들의 평균 점수는 61.9점에 그쳤다. 가장 많은 취준생이 틀린 맞춤법은 ‘뒤처지지’로 오답률 65.3%였다.

 

‘어떤 수준이나 대열에 들지 못하고 뒤로 처지거나 남게 되다’는 뜻의 ‘뒤처지지’를 ‘뒤쳐지지’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2위는 ‘~를 좇아’로, 오답률은 61.4%였다.

‘목표, 이상, 행복 따위를 추구하다’, ‘남의 말이나 뜻을 따르다’는 뜻을 지닌 ‘좇다’는 ‘쫓다’와 혼동하기 쉬운 단어다.

 

다음으로 오답률이 높은 표현은 ‘내로라하는’(54.7%)이었다. 많은 구직자들이 ‘내노라하는’과 헷갈려했다. 이어 ‘~든지’가 43.1%로 높은 오답률을 보였다. 어느 것이 선택돼도 차이가 없는 둘 이상의 일을 나열함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든지’를 써야 하지만 이를 ‘던지’로 잘못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십상이다’의 오답률도 41.6%로 10명 중 4명이 잘못 사용하고 있었다. ‘쉽상’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쉽상’은 우리말에 없는 틀린 표현이다.

 

이밖에 ‘틈틈이’(33.1%), ‘~로서’(28.5%), ‘며칠이고’(24.3%), ‘무릅쓰고’(20.1%), ‘역할’(10.2%)의 순으로 오답률이 높았다.

 

사람인 임민욱 팀장은 “자소서의 맞춤법 실수는 지원자가 꼼꼼하지 않거나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는 등 평가에 불이익을 받는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람인이 최근 기업 인사담당자 2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기소개서 맞춤법 실수에 대해 10명 중 9명에 가까운 87.1%가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고, 이들 중 37.2%는 맞춤법이 틀린 것만으로 자기소개서에서 탈락시킨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최근 아르바이트생 15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8.6%가 ‘사물을 높이는 방식의 이상한 존댓말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이 같은 이상한 존댓말을 사용했던 이유 중 ‘그것이 잘못된 표현인 줄 모르고’ 사용했다는 응답은 19.6%에 그쳤다. 더 많은 아르바이트생이 알면서도 이상한 존댓말을 쓴 셈이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