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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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19 기후행동 정상회의와 2020 P4G 정상회의

얼마 전 태풍 ‘미탁’이 한반도를 지나며, 기상 관측 이래 1959년과 함께 올해 가장 많은 7차례 태풍의 피해를 겪었다.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야말로 기후위기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대이다. 이러한 기후위기의 시대에 지난 9월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2019 기후행동 정상회의’는 70여 개국 정상이 참여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으로 평가된다.

유연철 기후변화대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020년 파리협정의 이행을 앞두고 국가들의 정치적 의지를 결집하고,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도출하기 위해 이번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유엔 사무총장이 ‘연설’이 아닌 ‘행동’을 가져올 것을 촉구한 결과, 70개국이 2020년에 제출할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의 상향을 약속했다. 특히 65개 국가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순 제로’(net-zero) 달성을 공약했다.

우리나라도 정상회의 국가 기조연설에 참석해 지속가능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우리나라에 소재한 녹색기후기금(GCF)에 대한 재원 공여를 2배 상향할 것을 약속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대기 질 개선 관련 국제사회의 협력 촉진을 위해 ‘세계 푸른 하늘의 날’ 지정도 제안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Global Goals 2030) 정상회의 준비행사에 참석해 내년 P4G 정상회의 서울 개최를 발표했다. 탈탄소화를 위한 실천 10년이 시작되는 2020년에 우리나라가 행동과 이행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P4G는 2017년 덴마크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케냐, 멕시코, 베트남 등 대륙별 중견국가의 정부, 기업 및 관련 기구가 함께 출범시킨 협의체이다. 민·관 파트너십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기여하는 협력사업을 실시하며 행동과 이행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유엔 기후체제는 정부 간 협의체로서 국제사회의 지향점과 각국의 정책 및 목표를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의제는 어느 한 국가의 힘과 정부 혼자만의 힘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민·관 협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에 유엔체제의 바깥에서 이를 보완하는 성격의 민·관 협력과 참여와 행동을 강조하는 P4G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또한 2020년은 이러한 노력을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해이다. 2030년까지 파리기후협정은 물론 SDGs 달성을 위해 전 세계가 이행과 행동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시발점인 것이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모멘텀이 시작되는 시점에 우리나라에서 P4G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이다.

내년도 P4G 정상회의는 글로벌 목표를 향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결집하는 데 기여함은 물론 우리 국내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및 SDGs 달성에 대한 인식 제고와 환경산업의 해외진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등과도 협력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행동이다. 2019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천명한 우리나라의 기후행동에 대한 의지를 2020년 P4G 정상회의를 통해 실천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정부, 기업, 시민사회 등이 함께 지혜를 모으고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유연철 기후변화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