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4일(현지시간)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북한은 협상에 앞서 2가지 실수를 저질렀다”고 평가했다.
윤 전 대표는 이날 워싱턴DC의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북한과의 핵협상 전망’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북·미가 지난 2월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7개월 만에 만난 실무협상에 대해 언급하면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해임에 대한 오판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북한의 2가지 실수로 지적했다.
북한은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해임된 이후 미국의 입장이 크게 바뀔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전 대표는 “나는 그들이 볼턴 해임에 대해 모든 공을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볼턴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해고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뿐만 아니라 이란, 탈레반,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도 볼턴의 견해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볼턴이 현장에서 사라진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 급격히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표는 또 “SLBM 발사라는 무력시위를 한 뒤 협상 장소로 간 것은 아주 나빴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전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힘을 고려할 때 향후 6∼12개월 동안 일종의 임시 합의(interim deal)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논의가 중단된 곳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영변 핵시설 플러스알파’를 비롯해 풍계리·동창리 검증 및 사찰, 비핵화 로드맵 등에 대한 논의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표는 “트럼프의 ‘레드라인’은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이라며 “만약 김 위원장이 ICBM을 발사한다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비용을 우선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과 관련해서는 “트럼프는 아시아와 유럽 모두에서 미국의 동맹 관계에 해로운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일본에서의 전략적 주둔이 미국에 큰 도움이 됐다”며 이것이 궁극적으로 비용을 절감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