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에 빠진 대한민국?’
최근 3년 새 커피·에너지음료를 찾는 소비자는 크게 늘고, 과채(과일·채소)류 음료 소비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17일 발간한 ‘음료류에 대한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음료류(생수 포함)의 소매점 매출액(POS 데이터)은 5조4459억원이다. 2016년 5조533억원보다 7.8%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커피음료가 24.2%(1조3191억원)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탄산음료(22.0%), 생수(15.2%), 과채음료(12.2%), 이온·비타민음료(9.1%), 두유(7.3%) 등의 순이었다. 액상차와 에너지음료 판매 비중은 6.1%, 3.8%에 불과했다.
하지만 성장세로 보면 각 음료들 위상이 달라진다. 2016년 대비 성장률이 높은 품목은 에너지음료(20.9%), 이온·비타민음료(13.9%), 생수(13.2%), 커피음료(10.0%) 등의 순이었다. 과채음료는 8개 품목 중 유일하게 판매액이 7.3% 감소했다.
농식품부는 “에너지·커피음료는 카페인에 대한 지속적 수요를 기반으로 시장이 성장했고, 특히 커피는 소비자 수요에 맞춘 대용량화 및 고품질화로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과채음료는 당분 등에 의한 건강 우려로 이온·비타민음료 등으로 소비가 대체되며 시장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농식품부는 덧붙였다.
생수 시장의 성장세는 눈에 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생수 생산액은 7606억원(생산량 318만735㎘)으로 2013년(5057억원) 대비 50.4% 성장했다. 연평균 10.7%씩 성장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1인가구, 어린이 등 수요에 맞춘 소용량 제품을 출시한 게 성장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생수 수출도 늘고 있다. 지난해 생수 수출액은 701만8000달러로 2014년(549만7000달러)보다 27.7% 늘었다. 다른 품목 음료들의 지난해 수출액이 5억8263만달러로 같은 기간 21.1% 성장한 것보다도 높다.
하지만 생수 수입액은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생수 수입액은 6653만달러로 수출액의 9.5배 수준이다. 증가율도 83.4%로 매우 높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수 수입은 대부분 중국(75.3%)으로부터 이뤄졌다”며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생수 중 수원지가 중국인 제품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