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군국주의 성지' 찾은 日 총무상… 아베 정권 각료 또 야스쿠니 참배 [특파원+]

17일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를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다. 이날 아베 신조 정권의 현 각료가 2년 반 만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아베 총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 각료가 18일에도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를 참배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사진) 총무상은 추계 예대제(例大祭·가을 제사)의 둘째 날인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다가이치 총무상은 “한 사람의 국민으로 참배했다. 어떤 나라라도 국가 정책으로 순직한 분에 경의를 표하고 감사의 기분을 바치는 것은 보통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무상의 참배로 이번 추계 예대제에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각료는 2명이 됐다. 앞서 17일에는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인 에토 세이이치(오른쪽)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이 17일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토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은 9·11 개각으로 입각하기 전  총리보좌관으로 있던 지난  8월 방일한 한국 국회 의원들에게  ‘과거 한국은 매춘 관광국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다.

 

이날 초당파 의원 모임은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도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이들은 매년 춘·추계 예대제와 8·15 때 야스쿠니신사를 집단으로 참배하고 있다.  

 

◆다가이치, 무라야마 담화 부정

 

다카이치 총무상은  2017년 4월 춘계 예대제(봄 제사) 때도 총무상으로 있으면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2014년 4월 일본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총무상에서 올랐다가 2017년 8월 최장기 총무상의 기록을 남기고 퇴임했다. 이어 우익 인사가 대거 입각한 지난 9·11 개각으로  재입각했다.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다카이치 총무상은 일본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발언을 일삼으며 역사 수정주의에 앞장선 인물이다.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시절이던 2013년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을 사죄한 무라야마(村山)담화(1995년 발표)에 대해 “나 자신은 침략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무라야마 담화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아베 정권에 비판적인 민영 방송을 염두에 두고 제재 가능성을 거론하며 언론을 압박한 적도 있다. 

 

◆일본 군국주의 성지 야스쿠니신사

 

올해 창립 150주년을 맞은 야스쿠니신사가 제사 지내는 대상 246만6584주(柱) 중 내전 성격의 메이지유신(1868)과 세이난전쟁(1877)을 제외하면 절대다수인 99.4%(245만1862주)가 대외전쟁이나 무력개입과 관련된 것이다.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미화는 결국 침략 전쟁을 미화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주변국과 일본 내부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극동 군사재판(도쿄재판)의 판결에 따라 교수형 당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