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에 시달리다 숨진 서울 ‘봉천동 탈북 모자’처럼 탈북민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는 일을 막고자 보건복지부에 탈북민 가구 정보수집 권한을 주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사생활 침해 우려를 이유로 반대의견을 냈다.
인권위는 보건복지부가 의견을 요청한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발굴에 관한 법률’(사회보장급여법) 개정안에 대해 “북한이탈주민의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 및 사생활 보호와 국가의 개입이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20일 밝혔다. 사회보장급여법은 보건복지부가 사회보장급여 지원 대상자를 발굴할 수 있도록 각종 자료와 정보를 수집·처리하는 근거가 되는 법이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보건복지부가 수집·처리할 수 있는 정보에 북한이탈주민 가구 정보도 포함하도록 했다.
인권위는 ‘위기가구 및 대상자 발굴’이라는 개정안 목적은 정당하다고 보면서도, 탈북민 전체를 대상으로 신상 정보와 주소, 주거 형태, 동거인 등 개인정보를 수집·처리하도록 하는 것은 수단의 적합성과 침해의 최소성 등 원칙에 비춰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해당 조항을 삭제하거나, 북한이탈주민 중 생활상의 곤란한 사정을 합리적으로 특정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보건복지부에 의견을 통보했다.
앞서 지난 7월31일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한모(42)씨가 아들 김모(6)군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아사 가능성 제기되면서 탈북민 지원체계 보완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왔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