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가 ‘위안부 모독’ 논란에 휩싸인 새 광고 송출을 전면 중단했다.
유니클로는 2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광고는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한 글로벌 시리즈로,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단체와 연관 관계가 없다”면서 “하지만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 즉각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니클로에 따르면 19일부터 디지털을 포함한 대부분 플랫폼에서 광고가 중단되며, 일부 방송사는 사정에 의해 오는 21일부터 중단된다.
유니클로는 최근 공개한 후리스 광고가 위안부를 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광고에는 90대 할머니가 10대 여성으로부터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냐”는 질문을 받자 “그렇게 오래 전 일은 기억 못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가 된 부분은 우리말 자막으로 등장한 할머니의 대답으로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의역한 것이다. 90대 할머니가 언급한 ‘80년도 전’은 우리나라의 일제 강점기로, 의역된 자막이 우리나라 위안부 문제를 조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패러디 영상으로 일본 비판
근로정신대 피해 당사자인 양금덕(90) 할머니는 패러디 영상으로 유니클로와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양금덕 할머니는 전남대 사학과 4학년 윤동현(24)씨가 제작한 20초짜리 영상에 출연해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냐”라는 질문에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답했다.
양 할머니는 “난 상기시켜주는 걸 좋아한다”며 “누구처럼 쉽게 잊지 않는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해당 영상을 제작한 윤씨는 “유니클로가 광고를 통해 과거사를 성찰하지 않는 태도를 취했다"면서 "이 패러디 영상은 한일 양국의 갈등을 조장하기보다는 가해자인 일본이 한국 역사 아픔을 알아야 한다는 마음에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