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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올리는 ‘호프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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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24일부터 나흘간 공연
국립오페라단이 14년만에 공연하는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개막을 앞두고 연출가 뱅상 부사르가 성악가 양준모의 연기를 지도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19세기 유럽 최고 인기 작곡가였던 자크 오펜바흐의 마지막 작품 ‘호프만의 이야기’를 국립오페라단이 14년 만에 공연한다. 환상문학의 원조인 독일 대문호 E T A 호프만의 단편소설 3편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더한 5막으로 공연시간만 총 205분에 달하는 대작이다.

 

초연을 앞두고 오펜바흐가 죽은 탓에 여러 결말을 지닌 유연한 작품인데 이번 무대를 책임진 마에스트로 제바스티안 랑 레싱과 연출가 뱅상 부사르는 배역을 단순화시키며 이야기 전개에 힘을 실어줬다. 서로 다른 세 연인 사랑 이야기가 이번 무대에선 주인공 호프만이 술집에서 자신이 경험한 세 번의 연애담을 풀어 놓는 것으로 바뀌었다.

테너 장프랑수아 보라스와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가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열창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는 어려운 곡으로 정평 난 ‘인형의 노래’와 가장 유명한 뱃노래로 손꼽히는 ‘호프만의 뱃노래’다. 국립오페라단은 모처럼 무대에 올리는 대작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고 수준의 출연진을 엄선했다. 개막에 앞서 22일 언론에 공개된 무대에선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테너 장프랑수아 보라스와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마농’에서 인상적 열연을 보여줬던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가 성악의 정수(精髓)를 보여줬다. 보라스의 넉넉한 성량도 인상적이었지만 파사로이우는 놀라운 기량을 보여줬다. 올해 국립극장 무대에 선 소프라노 가운데 최고로 꼽을 만했다. 인형의 노래는 물론 장면마다 쭉쭉 뽑아올리는 고음역과 아찔한 기교의 아리아는 객석을 전율시키기에 충분했다.

 

무대디자이너 뱅상 르메르는 작품의 몽환적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공연 내내 무대 전면에 망사막을 드리우고 극적인 순간에는 영상을 투영했다. 인상적 무대였으나 가뜩이나 어두운 무대에 망사막의 갑갑함이 더해져 호불호가 엇갈릴 만하다.

 

매번 다른 결말이 이 오페라 특징인데 이번 무대에선 호프만의 연이은 실연(失戀)은 그의 천재적 재능을 발현시키기 위해 신이 내린 시련으로 설명된다. “인간은 사랑으로 성장하나, 시련 속에서 더욱 크게 성장한다”는 노래로 대단원을 만들었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24∼27일.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