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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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개양민지관(皆養民之官)

21세기 초엽 우리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조국통일이다. 대전제는 물론 민주적 평화통일이다. 통일을 염원하는 8000만 겨레는 갈등과 투쟁을 종식하고 화해와 사랑으로 민족 동질성 회복에 거족적으로 나서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 방안은 이 같은 통일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되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북한의 안전을 제도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장하는 길이다.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를 실천하면 국제사회도 상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남북한 간 신뢰와 국제사회의 지원이 긴요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대한다면 한반도 안정과 지구촌평화 또한 쉽게 도래할 것이다. ‘채근담’은 경책하고 있다. “마음이 공명정대하면 어두운 방 안에서도 푸른 하늘이 있고, 생각이 어두우면 밝은 대낮에도 악한 생각만 나게 된다.(心體光明 暗室中 有靑天 念頭暗昧 白日下 生?鬼)”

유엔의 적극적 역할을 바란다. 193개국이 가입된 유엔은 세계의 자유와 평화, 행복의 이상세계를 구현하려는 목적으로 활동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핵무기 감축, 국제질서 재편, 남북대화 지원, 중동평화, 라틴아메리카 통합, 무역관세 장벽 철폐, 아프리카 경제 자립, 지구 환경 보호 등의 현안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한계도 보이고 있다. 강대국의 자국이기주의가 초래한 폐해를 꼽을 수 있다. 회원국들이 내는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유엔의 재정이 바닥을 드러낼 위기에 처한 건 단적 사례다. 평화세계 실현을 위해 기존 유엔을 갱신하고 새로운 차원에서 유엔 기능을 발휘토록 해야 한다. DMZ세계평화공원 조성과 제5유엔 사무국 한국 유치가 성사된다면 유엔 갱신의 상징적 개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각국 지도자들이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을 위해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노력하길 촉구한다. 중국 청나라 때 사상가 겸 문인인 당견은 저서 ‘잠서(潛書)’에서 “천하의 관리들은 모두 백성을 부양하는 관리이며, 천하의 일이란 모두 마땅히 백성을 부양하는 일이어야 한다(天下之官皆養民之官 天下之事皆養民之事)”고 강조했잖은가.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皆養民之官 : ‘천하의 관리들은 모두 백성을 부양하는 관리’라는 뜻.

皆 다 개, 養 기를 양, 民 백성 민, 之 갈 지, 官 벼슬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