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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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교 "여당 의원 '버닝썬 게이트→제2 국정농단'으로 몰아가려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사혁신처, 경찰청, 소방청 등의 종합국정감사에서 클럽 '버닝썬' 사태를 촉발한 김상교(왼쪽) 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민갑룡 경찰청장의 질의답변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의 최초 제보자로 알려진 김상교(28)씨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의 '버닝썬 사건' 책임회피 의혹을 강조했다. 

 

김씨는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종합감사에서 무소속 이언주 의원 질의에 답했다.이 의원은 "버닝썬 사건 때 심경이 어땠나"라고 물었고, 이에 김씨는 "처음 (클럽 버닝썬에서) 폭행 당했을 때 이걸 은폐하려는 시도들이 보였다"고 했다.

 

이어 김씨는 "이런 사건이 비일비재할 것 같았고 수많은 피해자가있을 거란 생각에 밝히게 됐다"라며 "밝혀나가는 과정에서 권력들이 나를 회유하려는 시도를 느꼈다"고 했다. 

 

김씨는  "최초 폭행자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 여당 의원이 최순실씨 조카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람에게 폭행당하지 않았느냐'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순실 조카가 폭행 가해자가)아니라고 했는데도 (여당 의원은)수차례 '목격자가 있다' '맞다'고 해서 진짜라면 사진을 보여 달라고 했었다"며 "같이 나온 한 진보단체 간부급 인사는 버닝썬 사건을 '제2의 국정농단'으로 키우자는 식으로 말을 했다"고 했다.

 

김씨는 "당시 내부고발자 모임이라고 소개를 했다"며 "서지현 검사,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 윤지오씨 등이 같은 모임 소속이라고 소개했다. 내가 가지 않은 날 민정수석실 사람이 왔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처음에 저를 도와주겠다고 해서 만났지만 폭행 가해자가 최씨의 조카가 아니라고 하자 도와주지 않을 것처럼 행동했다"면서 "버닝썬 사건 피해자들과 함께 그들 앞에서 눈물까지 흘렸는데 그 때는 저한테 '그만하라'며 도와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버닝썬 관련해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취해나가고 있다. 더 세심하게 재발 방지를 하겠다"고 답했다.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사혁신처, 경찰청, 소방청 등의 종합국정감사에서 클럽 '버닝썬' 사태를 촉발한 김상교 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지난 3월 버닝썬 사건 당시 유착 의혹의 핵심인물로 윤모 총경이 지목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김학의 사건' 재수사 권고 등으로 사건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가 분산됐다"라며 "공교롭게도 그 때 여당 의원이 김씨에게 접촉한 것은 정부와 여당이 사건 책임을 축소·은폐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김 의원은 "윤 총경과 텔레그램으로 접촉한 당시 청와대 인물이 민정수석실 직원이고, 당시 민정수석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라며 "버닝썬 사건을 덮는 데 청와대, 특히 민정수석실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는 이를 듣고 "(여론의 관심이 분산된) 흐름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책임 축소·은폐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한 김씨는 "버닝썬 사건으로 진보단체 관계자들에게 말을 할 때마다 민정수석실에 얘기해보겠다고 했다"고 했다. 

 

김 의원의 "조국 전 장관을 둘러싼 여당의 행태를 보면서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용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냐"는 질의에 김씨는 "함축적으로는 그렇다"고 했다. 다만 "걱정되고 두렵다"며 해당 의원 및 진보단체 간부의 실명을 밝혀 달라는 김 의원의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그는 폭로 배경에 대해서  "(여당 측이) 버닝썬 약물 피해자들을 모시고 그분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도와달라) 얘기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저에게 '그만해라 여기까지 해라'라고 할 뿐 도와주지는 않았다"면서 "이대로 넘어가면 앞으로 수많은 피해자들이 계속해서 생길 것 같다는 생각에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밝혀나가고 있는데도 점점 더 큰 권력들이 저를 회유하고 은폐하려는 시도들을 계속 느꼈다"고 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