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28일 북한이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우리나라를 향해 쏟아내는 '거친 발언'을 비판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이 '우리는 잘해보자고 하는데 북한의 태도와 발언이 심하다'는 취지로 질의하자 "북한의 언어가 그렇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북한도 그런 것이 우리국민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인식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김 의원이 '우리가 당당하게 했을 때는 북한이 꼬리를 내렸는데 지금은 우리가 뭘 해주겠다고만 한다.
국민이 공감을 못 한다'고 지적하자 "국민들께서 어떤 불만이 있는지는 충분히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북한의 도로·철도 현대화를 지원하는 데 무력충돌이 벌어지면 북한이 그도로와 철도를 병력과 물자 수송에 활용할 것'이라는 김 의원에 주장에 이 총리는 "아무런 조건 없이 도로와 철도를 도와주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총리는 "지금 북미 간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의가 궤도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런 걸 통해 일정한 정도의 평화의 제도화가 이뤄지면 그 합의 위에서 하는 것"이라며 "무턱대고 아무 때나 할 수 없고 하고 싶어도 유엔 제재 때문에 지금은 못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철거를 요구한 북한에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을 제안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 "정부와 현대아산은 10월 28일 오늘 월요일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금강산국제관광국 앞으로 각각 통지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정부는 북측이 제기한 문제를 포함해서 금강산 관광 문제 협의를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를 제의했으며, 관광사업자가 동행할 것임을 통지했다"면서 "현대아산은 당국 대표단과 동행하여 북측이 제기한 문제와 더불어 금강산 지구의 새로운 발전 방향에 대한 협의를 제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의 모든 현안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 기업의 재산권에 대한 일방적인 조치는 국민 정서에 배치되고 남북관계를 훼손할 수 있는 만큼 남북 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회담 일시는 통지문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편리한 시기에 금강산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통지문은 정부와 현대아산이 각각 북측에 보냈다.
정부가 실무회담을 요청한 것은 대화를 북한의 시설 철거 요구로 한정하지 않고 금강산관광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