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 캐릭터로 표현한 정책 애니메이션 동영상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 야당이던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의원들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희화화했다고 비판받은 ‘환생경제’ 연극까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환생경제는 2004년 8월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가 선보인 정치풍자 연극이다. 당시 나경원·주호영·심재철 의원 등이 연극에 참여했다.
연극의 주인공은 술에 찌들어 사는 아버지 ‘노가리’로 노 대통령을 극화한 인물로 알려졌다. 무능한 노가리가 장남 ‘민생’과 차남 ‘경제’를 망친다는 내용으로 특히 경제는 후천성 영양결핍으로 죽는 것으로 나온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의원들과 함께 환생경제를 관람하며 박장대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히기도 했다.
‘이런 육X럴 놈! 개X놈 같으니라고!', '그놈은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이야’ 등 원색적인 욕과 대사가 오갔던 사실이 알려지자 현직 대통령이던 노무현 대통령을 모독했다며 당시 큰 파문이 일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강한 유감을 표명했지만 한나라당은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고 선을 그으며 “대사 몇 개를 빌미로 연극 전체를 문제 삼는 것은 올바른 문화적 자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내용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앙’이라 칭하고 벌거벗고 물정 모르는 캐릭터로 표현한 이번 자유한국당의 ‘오른소리가족-벌거벗은 임금님 편’이 환생경제의 ‘후속편’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현안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깃털처럼 가볍고 감동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국민들 인상만 찌푸리게 만드는 정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며 “지난 2004년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환생경제’라는 이름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온갖 잡스러운 욕설을 퍼부어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일이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왜 자유한국당은 시대는 바뀌었는데 본질은 그대로인가. 깃털처럼 가볍고 균형 감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DNA인가 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부디 자유한국당은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상식에 입각한 건전한 정치를 해주길 비감한 마음으로 재삼, 재사 당부한다”며 “자유한국당은 국민 모욕의 동영상 제작과 관련된 모두를 문책하고 국민께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