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정규리그가 끝난 뒤 오프시즌 동안 펼쳐지는 입단계약, 연봉협상, 트레이드 등 전력보강을 위한 구단들의 행보를 두고 ‘스토브리그’라고 부른다. 겨울에 따뜻한 난로 앞에서 펼쳐지지만 그 치열함만큼은 정규리그에 못지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KBO리그의 스토브리그는 메이저리그나 일본에 비해 다소 김이 빠졌던 것이 사실이다. 천문학적인 액수가 오가는 ‘스토브리그의 꽃’ 자유계약(FA) 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던 탓이다. 그러나 최근엔 다르다. 지난해 양의지(32)가 4년 125억원에 NC로 향했고, 최정(32)이 SK와 6년 106억원에 재계약하는 등 입이 벌어지는 거액 계약을 받아드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올 시즌은 어떤 선수가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굴까. KBO가 2020년 FA 자격선수 명단을 31일 공시했다. 올해 FA 자격선수는 모두 24명으로 이 중 11명이 새로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다. LG와 한화가 각각 4명으로 가장 많고, 나머지 6개 구단도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었다.
지난해처럼 리그를 떠들썩하게 할 특급 선수는 없지만 취약 포지션을 탄탄하게 업그레이드해 줄 수 있는 알짜 선수들이 대거 시장에 나왔다. 올 시즌 타율 0.301과 22개의 홈런 성적을 만들어낸 롯데의 외야수 전준우(33)와 각각 타율 0.315, 0.292를 기록한 KIA의 키스톤 콤비 안치홍(29), 김선빈(30),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키움의 마무리투수 오주원(34)과 장타력을 갖춘 LG 유격수 오지환(29), 노장임에도 타석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김태균(37), 이성렬(35), 유한준(38) 등 상당수 선수가 자신을 어필할 ‘세일즈포인트’를 갖췄다. 리그 전반의 포수난 속에 주전 포수를 맡길 만한 자원인 이지영(33), 김태군(30) 등도 큰 관심을 받을 만하다.
다만, 모든 선수가 강점만큼 불안요소도 안고 있다. 전준우와 오주원 등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고 안치홍, 김선빈, 오지환 등 비교적 젊은 선수들도 부상 등 불안요소가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지난해 양의지, 최정처럼 리그를 떠들썩하게 할 만한 대형계약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