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에 러시아에 가서 영화를 찍습니다. ‘영웅: 샐러멘더의 비밀’(2013)의 연출을 맡은 알렉산드르 야킴추크 감독의 영화입니다. 이번에는 첩보 액션이나 멜로, 코미디 등 흥미 위주의 오락 영화가 아닙니다. 감독님께서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에 출품하겠다’고 자신할 정도로 작품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의리남’으로 친숙한 영화배우 김보성(53)이 얼마 전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의 말처럼 김보성은 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다. 2016년 ‘사랑은 없다’ 이후 4년 만이다. 6년 전 러시아 영화 ‘영웅: 샐러멘더의 비밀’ 출연으로 맺었던 인연 덕분이다. 그는 “이번에는 주연으로 영화 전체를 이끌어갈 예정”이라며 “러시아어와 영어를 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의리남’ 김보성, 이제는 ‘유튜브 스타’로 성장 중
김보성의 본업은 영화배우다. 1987년 영화 ‘그대 원하면’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이후, 1989년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에서는 주연 봉구 역을 맡았다. 1년 뒤 KBS1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도 출연, 반항아를 연기해 주목을 받았다.
‘김보성’이란 이름 석 자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작품은 영화 ‘투캅스’다. ‘투캅스 1’(1993)에서는 신참 형사로 비중이 낮았지만, ‘투캅스 2’(1996)에서 박중훈과 함께 영화를 이끌었다. ‘투캅스 2’의 인기로, 김보성은 이후 영화와 드라마, 예능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곳에서 활약했다.
최근에는 유튜브까지 진출했다. 속칭 ‘핵인싸(영향력 있는) 유튜버’는 아니어도 인지도는 무시못한다. 그가 맡고 있는 채널만 벌써 4개다. 지난 6월 10일 ‘보성강림’을 시작으로, ‘김보성 의리뷰’(7월 19일), ‘김보성의 다주으리’(7월 31일), ‘위로시대’(8월 29일)까지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임플란트 9개를 잇몸에 심어야 하고 허리에 통증을 느껴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쉴 수가 없네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리뷰도 하고. (유튜브 촬영이) 힘들지만, 하고 나면 보람을 느낍니다. 사람들의 고민과 고충을 듣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데, 그 과정에서 저 또한 위로를 받습니다.”
김보성은 단순히 재미 위주의 유튜브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고, 앞으로 그런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다짐은 유튜브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수년 전부터 사회복지모금회, 월드비전 등 비영리단체를 통해 기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생명을 살리는 겁니다. 그 중 아이들을 돕는 일은 가장 가치 있는 일입니다. 저는 젊었을 때 삶의 굴곡이 심했습니다. 죽을 뻔한 적도 있었죠. 그런 일이 있은 뒤, 맹세를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하다가 하늘로 돌아가자’고요. 그게 바로 봉사와 기부입니다.”
그가 데뷔 후 30여년이 지나도록 ‘의리’를 외치고 있는 이유다. ‘김보성의 의리론’은 독특하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는 사전적 의미를 뛰어넘는다. 그는 의리를 ‘친구와의 의리’에 이어 ‘공익과의 의리’, ‘나눔의 의리’ 3단계로 구분한다.
“‘친구와의 의리’는 기본적인 의리입니다. 영어로 ‘프렌드십’(Friendship)이죠. 1단계 의리는 반드시 ‘공익과의 의리’로 발전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저스티스’(Justice)입니다. 마지막으로 소외되거나 아픈 사람들,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나눔의 의리’가 돼야 합니다. 치유를 의미하는 ‘힐링’(healing)입니다.”
김보성에게 언제까지 의리를 외칠 것인지 물었다. 그는 “숨이 멎는 그 순간에도 ‘의리’라고 말하며 죽고 싶다”며 “그게 내 소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요술램프] 소원 세 가지는?
김보성은 어떤 소원이든 이뤄주는 ‘요술램프’를 통해 세 가지 소원을 빌었다.
그는 “○ ○○이 사춘기가 되면서 저와 관계가 소원해졌다”며 “○ ○○과 다시 예전처럼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첫 번째 소원을 빌었다.
두 번째 소원으로는 “○○ ○○○과 ○○ ○○”이라며 “다시 대한민국이여 일어나라”라고 강조했다.
김보성은 “소외 계층이 없고 장애인들이 대접받는 ○○○ ○○가 되기를 바란다”며 마지막 소원을 빌었다. 그는 “나도 시각장애인이다”며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소통하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보성이 말했던 세 가지 소원은 유튜브 채널 [스타요술램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스타요술램프]는…
‘만약 소원을 들어주는 요술램프가 있다면 스타들은 어떤 소원을 빌까?’
추억의 스타에게 ‘세 가지 소원’에 대해 물어보고 그 답변을 통해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스타들의 ‘웃픈’ 이야기를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