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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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靑 오만함 극에 달해…야당 원내대표에 고함을 지르고 호통까지"

"어느 장관 하나 제 역할 하는 사람이 없어" / "청와대가 친 사고를 뒷수습하기 바쁜 게 현재 내각의 실상"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4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비서관 등이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인언행을 거론, "청와대의 오만함이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감에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야당 원내대표(나경원)의 질의에 난데없이 끼어들어 고함을 지르고 또 호통을 치는 일까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청와대만 문제가 아니라 내각도 심각하다"며 "조국 사태로 공정과 정의가 송두리째 무너졌을 때 국무총리는 '조국 구속'을 외치는 국민 요구를 외면한 채 조국을 두둔하고 검찰을 압박하는 데 총대를 멨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제가 1%대 성장률을 걱정할 정도로 망가졌지만, 경제 수장인 경제부총리의 존재감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교육 담당 부총리는 교육정책의 핵심인 대입제도와 관련해 대통령이 기존 정책을 뒤덮었는데, 그걸 까맣게 몰랐었다"며 "이 정부의 어느 장관 하나 제 역할 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역할은 고사하고, 청와대가 친 사고를 뒷수습하기 바쁜 게 현재 내각의 실상"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비정상의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 개편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이것이 나라를 살리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수출이 11개월째 감소했다면서 "강성 노조 눈치만 보고 기업을 옥죄는 반기업·친노조 정책, 신산업 육성을 가로막는 과도한 나쁜 규제, 세계적 흐름에역행하는 세금 인상, 이런 기업 경쟁력을 약화하는 정책만 고집하니 어떻게 수출이 늘어나길 기대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의 경제정책은 '수출 사망선고'임이 입증되고 있다. 경제 대전환을 하지 않고선 수출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에 사망선고가 내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가 결국 파행됐다.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 속에서도 안보가 튼튼해졌다고 한 청와대에 "우기지 말라"고 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발언에 발끈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치는 등 국감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나 의원은 이날 밤 늦게까지 진행된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우리도) 북한 못지 않게, 북한보다 적지 않게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능력은 우리 안보에 아주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문제삼았다.

 

나 의원은 "북한은 공격용 미사일이고 우리는 요격용·방어용 미사일이다. 어떻게 그 두 가지 실험을 같이 보시냐"며 "(북한이) 신종 미사일에다가 핵을 탑재하면 이것이 전부 다 핵무기가 되는데 문재인 정권 들어서 지금 우리 안보가 더 튼튼해졌다고 보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정 실장은 단호한 어조로 "그렇다. 자신있게 말씀드린다"며 "과거 정부보다는 훨씬 국방력이 월등히 개선됐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설전이 이어지면서 나 의원은 "저는 외교안보실장께서 이 정도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외교안보에 대해서 불안해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정 실장은 "제가 이렇게 말씀드려야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나 의원은 "어거지로 우기지 마시라"고 했다. 정 실장은 기분이 상한 듯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 뭐가 어거지냐. 정확하게 말씀해보시라"고 따졌다.

 

이에 나 의원은 "모든 전문가들이 나서서 막을 수 없다고 그런다. 지금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돼서 (북한의 방사포 연발 사격 간격이) 3분으로 줄었다고 하지 않냐. 그렇게 우기시지 말라"고 재차 말했다.

 

노영민(오른쪽 부터) 청와대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김상조 정책실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의견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때 정 실장 뒷줄에 앉아 있던 강기정 정무수석이 "아니 답변을 요구해 놓고 우기지 말라가 뭐냐"고 끼어들었다.

 

나 의원이 끼어들지 말라는 듯 "강기정 수석"이라고 소리치자 강 수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 의원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고함을 치며 "우기지 말라니가 뭐냐고", "내가 증인이야", "똑바로 하시라"고 했다.

 

국감장이 아수라장이 되면서 이인영 운영위원장은 이날 밤 10시45분쯤 정상적 감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