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배우 김호영(36)이 동성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고소인인 40대 남성A씨는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라"고 주장했다. A씨는 "김씨 소속사가 오히려 나를 동성애자로 몰아가며 신상공개 협박을 했다"고도 했다. 그는 김호영이 커밍아웃(coming out·성소수자가 스스로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내는 것)하고 자숙 할 것을 요청했고 김호영 측은 "유사 성행위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반박했다.
12일 뉴시스에 따르면 김호영 소속사 PLK엔터테인먼트는 이 매체에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것은 맞다"면서도 "김호영이 유사 성행위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억울해한다. 경찰에서 소환한다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 중이다. 이후 모든 사실관계는 당사에 최종 확인 후 보도해주길 부탁드린다. 추측성 보도 등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면서 "온라인 댓글을 포함해 악의적인 허위 사실 배포 및 확산, 기타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호영은 9월24일 차량 내부에서 A씨에게 동의 없이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성추행)로 피소됐다. A씨는 지난달 4일 성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전날 더팩트와 인터뷰를 통해 해당 사실을 공론화 했는데, 그는 "2017년 6월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돼 김호영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냈다"면서 "(사건 당일인 9월24일 오후) 역삼동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김호영이 연락 와 만났다"고 했다. 이어 "주차장 쪽으로 안내하길래 '커피숍이나 가자'고 했다. 지리를 잘 몰라서 김호영이 얘기한 곳에 차를 잠시 댔고, (김호영이) 피곤하다고 잠시 쉬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눈을 감고 있었는데 잠이 들었다. 뭔가 이상해서 깼는데 내 바지를 내리고 그걸(유사성행위) 하고 있더라"고 주장했다.
폭로를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여자친구와 차를 타고 가는데 라디오에 김호영이 나와서 웃고 떠들더라"면서 "난 그때 너무 힘들었는데, 여자친구가 그걸 보고 화를 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호영에게)문자를 보냈는데 '우발적 해프닝'이라면서 책임을 나에게 떠넘기는 듯한 답을 보냈다"면서 "김호영 소속사 대표에게도 협박성의 메시지들이 와 고소를 결심했다"고 했다.
A씨는 같은 날 SBS funE와의 전화통화에서 소속사 측 주장을 반박하면서 "솔직히 남부럽지 않게 부유한 데다 돈도 많이 버는 편이다. 돈 때문에 고소를 했다는 악플 때문에 분통이 터진다. 김호영 측이 사건 후 연락이 와서 '원하는 게 뭐냐'고 했다. '금전적인 건 필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금전적인 피해보상은 나에게 중요한 게 아니다"면서 자신을 둘러싼 김호영 측 주장을 재차 반박했다.
이어 "그 사건이 있고 김호영이 하루가 멀다하고 홈쇼핑에 나와서 웃으면서 물건을 팔더라"면서 "수사기관에서 진실을 밝혀야 할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걸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런 짓(동성 성추행)을 하고 다닐 거면 당당하게 커밍아웃을 하라고 요구한 거다"라고 꼬집었다. A는 김호영 측이 신상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내 키는 169cm인데 건장하다고 볼 수 있나"라면서도 "김호영 소속사 대표는 문자로 내 이름과 일부 편집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보도가 나오면 신상이 공개 된다',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나를 동성애자로 몰고 가려고 했나본데, 난 결혼할 여자 친구가 있고, 독실한 기독교인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호영 씨가 동성애자인 것도 그 사건 때 알았다. 사건 전에 자신은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직접 말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호영 측은 성추행 피소에 관한 언론 보도가 나오자 A씨가 "40대의 건장한 신체를 가진 남성"라며 "2년 전부터 김호영과 알고 지냈다"고 반박 한 바 있다.
이후 A씨는 김호영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더 팩트'를 통해 공개했다. 이 메시지에서 A씨는 사고 후인 9월30일 "김호영씨 회사에 솔직하게 말하고 대중들을 더 이상 속이지 말고 커밍아웃 하세요!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방송 다 내려 놓으세요! 이번주까지 시간 드리겠다. 김호영씨에게 베푸는 마지막 배려"라고 보냈다.
이에 김호영은 "그 날 우리 집 앞에 찾아와 차 안에서 지쳐보이는 나의 손을 먼저 잡아주고 핸드크림도 발라준 모습이 큰 위로가 됐는지 거부감이 없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어 "나에게 애인이 있는거 아니냐는 질문을 했을 때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한 건. 뭐에 홀린 듯 그날의 감정이 저 역시 처음있는 일이었지만 집에 돌아와 주님께 기도 드리며 회개하고 반성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고 굳이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기도를 통한 참회로 해당 일을 용서 받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김호영에 '진심어린 사과와 자숙'을 요청하며 '커밍아웃'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연히라도 방송에서 보는 게 힘들다. 당분간만이라도 활동을 쉬고 반성하길 바란다. 그러면 고소를 취하할 생각도 있다"는 여지를 뒀다.
한편, 김호영은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했다. '마마 돈 크라이', 킹키부츠', '맨 오브 라만차', '광화문연가' 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최근 tvN에서 방영 중인 '쌉니다 천리마마트'와 MBC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에 고정적으로 출연 중인 상황이다. 김호영은 방송 스케줄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을 수 없다며 한달 가까이 경찰 조사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영측은 12일 예정됐던 MBC 복면가왕 녹화 촬영에 불참한다는 소식을 측근을 통해 언론에 알렸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뉴스1, 김호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