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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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사모펀드 판매 제한 강화? "중장기적으로 금융업 발전에 악영향"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위한 제도개선 종합방안, 금융시장 발전을 다시 통제하는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

금융당국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의 재발 방지책으로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을 상향해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제한 강화 방안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불편이 우려되고, 금융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추진 방안으로는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은 1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것과 고난도 사모펀드의 은행 판매를 제한하는 안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안과 관련해 개인 투자자 등 소비자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의견과 사모펀드 시장이 다시금 위축될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박선종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뉴시스에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을 상향한 것은 고위험 금융상품 관련 대규모 손실 사태의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소투자금액이 3억만 돼도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일단 대규모 손실 사고를 불러올 수 밖에 없는 상품 판매는 특히나 은행에서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보기 때문에 이번 개선방안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사모펀드 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도 "이번 방안은 개인투자자는 고위험 금융상품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은행의 불완전판매가 문제가 됐으니 일단 규제 강화 방향으로 가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사모펀드 시장 위축 등 일부 영향은 있겠지만 다 좋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일단은 이번 방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 상향과 은행 판매 제한 강화 방안 모두 판매제한 조치에 해당된다"며 "오늘 나온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종합방안은 금융시장의 발전을 다시 통제하는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그러면서 "당장은 아닐지라도 금융기관들에게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융부문이 발전해야 하는데 상품 발전 등 관련 부분들이 정체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