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대를 ‘폭력범죄 분자’로 규정하고 조속한 질서 회복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해 “홍콩에서 계속 과격 폭력 범죄 행위가 벌어져 법치와 사회 질서를 짓밟고 있다”며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강조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15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특히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심각히 파괴하고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의 마지노선에 도전하고 있다”며 “법에 따른 폭력범죄 분자 처벌과 홍콩 정부 및 경찰의 엄격한 법 집행을 지지한다”고 천명했다. 이어 “중국 정부의 국가 주권 및 안보 수호 의지는 확고부동하고 일국양제 방침 관철 의지 역시 굳건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4일 홍콩행정 수반인 캐리람 행정장관을 만나 강력 처벌을 지시한 뒤 10여일 만에 또다시 강경 대처를 주문한 것이다. 동시에 홍콩 시위대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면서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해외 방문 중 국내 사안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홍콩 사태에 대한 시 주석의 우려와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향후 홍콩 정부의 강경 진압을 넘어 중국 중앙정부의 무력 사용 등 직접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홍콩에서는 시위대가 나흘째 ‘여명’(黎明) 행동으로 불리는 대중교통 방해 시위를 벌여 출근 대란을 촉발한 가운데 지난 13일 성수이 지역에서 벽돌에 맞아 중태에 빠졌던 70대 노인이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테레사 청 홍콩 율정사 사장(법무부 장관)이 런던 거주 홍콩인 시위대와 충돌해 부상하는 일이 발생했다. 홍콩 정부 각료와 시위대 사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