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진보 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정경심 교수의 표창장 위조 혐의와 관련해 당초 정 교수를 두둔했던 동양대 교수 두 명 중 한명은 순진해서 말려든 것이고 다른 한명은 위조 사실을 알고서도 언론에 거짓 인터뷰를 했다고 비난했다. 진 교수는 최근 조 전 장관 수사를 놓고 벌어진 상황에 대해서도 “무너진 정의의 피해자들이 무너뜨린 정의의 수혜자들을 옹호하고 변호하고, 심지어 “사랑한다”고 외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진 교수는 16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MBC PD수첩과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표창장 위조 의혹이 “영화 같은 상상”이라고 주장했던 J교수가 표창장 직인 모양이 이상하고 정 교수측이 표창장 원본을 확보하고 있지 않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청문회 전후로 J교수가 제게 전화를 걸어 ‘지금 총장님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제보를 했다”며 “나보다 학교사정을 잘 아는 이라, 그 말을 철떡같이 믿고 공론화를 위해 여기저기 스피커들 연결까지 시켜줬고 다음 날 언론인터뷰를 하기로 했는데 새벽 6시 경에 문자가 왔다”고 했다. 문자 내용은 “뭔가 찜찜한 게 남아 인터뷰를 취소했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진 교수는 다음날 찜찜한게 뭔지 J교수에 물었고 J 교수는 “표창장 직인 모양이 이상하다”고 했다고 한다. 진 교수는 “그러고 보니 폰트와 레이아웃도 이상했다”며 J 교수에게 “간단하게 표창장 원본 제시하면 될 것 아니냐”고 했더니 J교수가 “‘그쪽에서 표창장 원본을 못 찾았다’고 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 교수측이 원본을 갖고 있지 않은 사실을 J 교수는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진 교수는 “(원본을) 물론 잃어버릴 수도 있겠지요”라며 “그런데 분명히 조국 전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원본은 딸이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저는 그때 표창장이 위조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J교수와 함께 사태를 복기했고 그 결과 “표창장은 2012년이 아니라 2013년에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정경심 교수의 권력(?)으로 못할 일이 없었는데도 상장을 위조했다면, 뭔가 정상적인 절차로는 받아내지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려면 연도가 2013년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총장이라도 표창장을 소급해 발급해 줄 수는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실제로 검찰이 정 교수 공소장에 적시한 문제의 표창장 위조 시점도 2013년이다.
진 교수는 “이렇게 사태가 정리되는 줄 알았는데 조국후보가 장관에 임명되자(혹은 임명될 것으로 보이자) J교수가 그제서야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고 했다”며 “얼마나 황당하던지. 제가 기를 쓰고 말렸습니다. 그래도 하겠답니다. 자기가 확실히 아는 것만 말하겠다고. 즉 표창장 발급이 총장의 말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만 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말하려거든, 나머지 절반의 진리도 같이 말하라고 했지요”라며 J 교수를 설득했다고 한다. 진 교수는 “말리다가 안 돼서 ‘그러면 나도 방송에 나가 우리 둘이 나눴던 얘기를 폭로하겠다’고 말하며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며 “잠시 후 내 말이 행여 ‘협박’으로 느껴질까 봐 ‘내가 까발리는 일은 없을 테니 뜻대로 하라’고 문자를 보냈고 그는 방송에 나갔고 그 후 졸지에 동양대 유일의 ‘양심적 지식인’이라는 칭송을 받았다”면서 “그 후 다시 한 번 목소리 변조 없이 뉴스공장에 나가 말도 안 되는 인터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나는 이 동양대의 '양심적 지식인'을 윤리적으로 몹시 비난한다”며 “모르고 한 일과 알고 한 일은 다르지 않겠습니까”라고 썼다.
진 교수는 언론에 표창장을 추천했다고 보도된 K교수에 대해서도 “통화를 해보니 진술이 바뀐다”며 “봉사활동을 보지도 못하고 어떻게 표창을 추천할 수 있었느냐고 묻자 처음에는 ‘정경심 교수가 우리 아이가 이번에 너무 고생을 했으니 표창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길래 ‘그럼 주자’고 대꾸만 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며 “그러다가 이 사실을 언론에 알려도 되겠냐고 묻자 갑자기 고생을 했다고 하니 ‘표창장이라도 주자’고 자신이 먼저 권한 것으로 해두자고 발언을 번복했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K교수의 말에 따르면 자기에게는 표창을 권고하거나 결정할 권한이 없었다고 한다”며 “원래 자신은 그 회의에 참석할 의무나 권한이 없는데 그냥 관행적으로 자기를 부르는 바람에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라고 한다. 아울러 문제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 (상장에 기록된) 2012년인지, (검찰에서 주장하는) 2013년인지조차 생각이 안 난다고 했다”고 말했다. K 교수의 이런 언행에 대해 진 교수는 “순진해서 그쪽(정 교수측)에 말려든 것 같다”고 했다.
진 교수는 최근 조 전 장관 수사를 놓고 벌어진 상황에 대해 “지금 우리가 눈앞에서 보는 정치는 외려 참여하는 대중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윤리에 둔감하게 만들고 있다”며 “보수야 원래 그랬고 또 그러다가 결국 망했지만 그러지 말아야 할 진보까지 그들과 똑같은 수렁에 빠진 것을 보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정의’가 무너질 때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없는 사람들”이라며 “무너진 정의의 피해자들이 무너뜨린 정의의 수혜자들을 옹호하고 변호하고, 심지어 “사랑한다”고 외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토로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