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행을 마치고 나면 옷 여기저기 열매가 붙어있을 때가 많다. 이 중에는 미국가막사리 같은 우선관리외래생물도 있으므로 열매를 떼어내고 난 뒤에는 쓰레기통에 버릴 것을 국립공원공단이 당부했다.
18일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지리산 일대 탐방로에서 쉽게 발견되는 식물 4종의 열매로 옷감 접착 정도를 실험한 결과 직물에 골이 졌거나 기모가 있는 경우 달라붙는 정도가 평균 90%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반면 직물에 틈이 없이 매끈한 혼용소재는 열매가 거의 달라붙지 않았다.
미국가막사리와 도깨비바늘, 쇠무릎, 주름조개풀 등은 열매에 갈고리같은 부속물이 달려있거나 끈적한 액체를 분비한다. 이를 이용해 다른 동물의 털이나 사람 옷에 붙어 열매를 퍼뜨리도록 진화했다.
연구진은 “사람은 활동 범위가 다른 동물보다 넓고, 번식하기 유리한 장소에서 열매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아 식물 번식과 확산에 유리하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옷에 붙은 열매를 제거할 때 주변에 식물이 없는 공터 등 넓은 곳에서 털어내는 데 이런 점이 식물에게는 생존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옷에 붙은 열매를 제거할 때는 참빗이나 꼬리빗으로 옷감을 빗어내리거나 접착테이프로 떼어낸 다음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좋다.
열매를 도로변이나 길거리에 떼어내면 빗물을 따라 강 하구나 호수 가장자리로 이동해 번식하기 때문에 미국가막사리같은 외래종을 퍼뜨리는 결과가 된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