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두 번째 검찰 소환 조사에 출석했다. 지난 14일 첫 조사 이후 일주일 만이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이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조사 과정에서 검찰이 범죄 혐의와 관련한 진술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21일 조 전 장관을 오전 9시30분 불러 사모펀드·입시비리·웅동학원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첫 조사 때처럼 조 전 장관이 출석 과정에서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차량을 탄 채 청사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조사실로 향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정경심(57·구속기소) 동양대 교수도 수사 단계에서 매번 같은 식으로 출석했다.
조 전 장관이 검찰 소환에는 응했지만, 혐의에 대해 법정에서 검찰과 다투겠다는 입장이어서 검찰이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조 전 장관은 첫 조사 때도 검찰 측 질문에 대해 일절 답하지 않고 8시간 만에 귀가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단도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오랜 기간 수사를 해 왔으니 수사팀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입장을 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추가 조사하는 게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보고 조만간 그의 신병 처리 방향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교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송인권)은 전날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해 청구한 추징보전을 인용했다. 추징보전은 부당이익으로 의심되는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처다. 추징보전 대상은 정 교수 소유 7억9000여만원 상당의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상가라고 한다. 법원 결정에 따라 정 교수는 확정판결을 받기 전까지 해당 상가를 처분할 수 없게 됐다. 정 교수는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 이용,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